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중학생과 학부모들이 실업계 고교 진학을 기피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중학생과 학부모들이 실업계 고교 진학을 무조건 아니야하는 식이 되어서는 안되는 상황이 되었다. 최근 어느 시교육청에서 중학교에서 실업계 고교로 진학한 학생들에 대한 전수조사와 실업계 고교 졸업생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 결과가 나왔는데 여기에서 필자는 중학생들의 실업계 고교로 진학을 고려할 가치가 있다는 12가지 증거를 찾아 소개를 하고자 한다.
첫째, 실업계 고교에도 우수한 학생이 진학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다. 2005학년도 실업계고등학교 신입생에 대한 성적 분포도에서 석차 백분율이 40%미만인 우수 신입생은 7.6%에 이르렀다. 중3 석차백분율이 60%미만의 비교적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21.3%로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로 실업계고등학교에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도 상당수 지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실업계고등학교는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나 가는 학교’라는 인식을 바꿔야 할 것이다.
둘째, 여학생들 중 특히 우수한 학생이 실업계 고교에 진학을 하고 있었다. 2005학년도 실업계고등학교 신입생에 대한 성적 분포도에서 석차 백분율이 40%미만인 우수 신입생은 남학생 447명, 여학생은 1,444명이었다. 중3 석차백분율이 60%미만의 비교적 성적이 우수한 남학생은 1,703명으로 6.9%, 여학생은 3,577명으로 14.4%였으며, 여학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셋째, 가정 형편상 혹은 학생 본인이 원하여 취업을 원하는 경우가 실업계 진학하면 취업이 잘 된다. 많은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실업계 고교생들이 취업을 희망하고 있었다,. 가정 형편상 혹은 학생 본인이 원하여 취업을 원하는 경우가 아직도 상당수 있으며 이들 학생을 위하여 실업계 고등학교가 존재하여야 한다. 취업희망자 대비 취업률을 살펴보면 취업희망자수 10,234명 중 9,907명이 취업하여 비율은 96.8%였다. 즉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대부분 취업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넷째, 실업계 고교생들 중 좋은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삼성그룹 138명, LG그룹 175명, 현대그룹 78명, 한국전력 등 유명 기업에도 다수의 학생들이 취업을 하였다.
다섯째, 실업계 고교 취업자중 상당수가 보수조건이 좋은 곳에 취업을 하고 있었다. 2005년 2월 실업계고등학교 졸업자중 4.9%가 485명이 2,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으며, 특히 2,800만원 이상을 받는 고액 연봉자도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0만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들의 중학교 내신을 살펴보면 20%미만이 59명, 20%~40% 191명, 40%~60% 177명, 60%~80% 32명, 80%이상이 26명을 차지하고 있다. 중학교 내신 성적이 60%이내인 중상위권 학생들이 실업계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전 과정을 이수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대부분 대졸에 준하는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취업자 대부분이 1,4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어 실질적으로 전문대학 졸업자와의 임금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섯째, 실업계 고교 졸업자의 상당수가 대학으로 진학을 하고 특히 4년제 대학으로 진학을 하는 경우가 증대하고 있었다. 2003년 2월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4년제 대학 및 전문대학 포함)은 36.9%, 2004년 45.3%, 그리고 2005년에는 56.1%로 급격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4년제 대학교의 진학률은 2003. 2월 졸업생의 경우 6.3%인데 반해 2004. 2월 졸업생은 10.3%, 그리고 2005. 2월 졸업생의 경우는 13.2%로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전문대학의 진학율은 2003. 2월 졸업생의 경우 30.6%인데 반해 2004. 2월 졸업생은 35. 1%, 그리고 2005. 2월 졸업생의 경우는 42.9%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곱째, 실업계 고교생중 상당수가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진학하여 일반계 고교와 차이가 없었다. 2004년의 2,527명이 진학한 것에 비해 2005년에는 총 3,217명이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을 보면 서울소재 대학에 1,607명(50.0%), 수도권 대학에 766명(23.8%), 지방대학에 826명(25.7%)이 진학했으며 전체 실업계고등학교 졸업생 24,316명 중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의 비율은 13.2%에 해당한다. 서울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 수는 1,607명이며 특히, 연세대 66명, 고려대 8명, 서강대 16명, 건국대 73명, 경희대 59명, 한양대 19명, 중앙대 66명, 숙명여대 27명 등 유명 대학에 많은 수의 학생이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덟째, 중학교 내신석차 백분율 40~60%이내(35명 기준 14~21등)가 실업계 고교에 진학하고 4년제 대학에 가장 많이 진학하고 있었다. 실업계고등학교 졸업생 중 서울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중학교 내신 성적과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내신석차 백분율을 근거로 한 분포도이다. 중학교 내신석차 백분율 40~60%이내(35명 기준 14~21등)가 가장 높은 진학률(27.3%)을 나타냈고, 그 외에 진학한 학생들 중 중학교에서 상위권의 학생(0~40% 이내)이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서울의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의 절반정도는 중학교 내신석차 백분율이 중하위권(40% 이상)인 학생들이었으며 실업계고등학교로 진학하여 고등학교 내신성적을 상위권으로 향상시킴으로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홉째, 실업계 고교의 석차가 중하위권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격증, 특기적성 등 대학별 특별 전형에 의해 4년제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경우 중3 내신성적 40% 미만의 우수 학생의 비율은 25%정도를 차지했으나, 고등학교 3학년 때는 72.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결과 실업계고등학교로 진학하면 내신 석차가 매우 향상됨을 알 수 있다. 4년제 대학 진학자는 고3 내신 석차가 60% 미만의 학생들이 주로 입학하고 있으며, 내신 석차가 중하위권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격증, 특기적성 등 대학별 별 전형에 의해 진학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열 번째, 반면 일반계고등학교 학생의 진학률이 실업계 고교보다 뛰어나게 높은 것은 아니었다. 진학을 주요 목표로 하는 일반계고등학교의 학생들의 2005년 2월 진학자 중 A고등학교의 1개 반(문과반)을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중학교 3학년 내신석차 백분율을 보면 20%미만의 상위권 학생들이 3명, 20%이상 40%미만의 학생 2명, 40이상 60%미만의 학생은 3명, 60% 이상의 학생은 2명이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24명 중 4명, 수도권 대학에 3명, 전문대학에 3명이 진학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진학자의 중학교 3학년 내신석차 백분율을 보면 20%미만의 상위권 학생들이 4명, 20%이상 40%미만의 학생 6명, 40이상 60%미만의 학생은 2명, 60% 이상의 학생은 2명이었다. 미진학자 중 중학교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경우가 많았으며 그 중 상당수 학생이 재수를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열한번째, 중학교 때 중하위권 학생들이 일반계고등학교에 진학하였을 때 서울 및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7.1%로 매우 낮았다. B고등학교의 중학교 내신석차 백분율 급간별 진학률은 50%이상~60%미만의 학생 68명중 7명만이 서울 및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진학을 하였으며, 60%이상~70%미만의 학생 70명중에는 7명, 70%이상~80%미만의 학생 73명중에는 단 1명만이 서울 및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때 중하위권 학생들이 일반계고등학교에 진학하였을 때 서울 및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211명 중 15명으로 7.1%에 불과하였다. 이 학생들이 실업계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보였을 것이다.
열두번째, 더구나 200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입시는 실업계 고교생에게 유리한 면이 많다. 2005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2008학년도 시행 새 대입제도의 실업계고등학교와 관련된 내용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학교생활기록부 반영비율이 크게 증대된다. 이는 고교내신의 비중이 커진다는 뜻으로 중학교 단계에서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들은 일반계고등학교보다 실업계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내신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실업계고등학교의 정원 외 특별전형(3%) 실시제도를 모든 대학에서 수용하도록 적극 유도한다.
2004학년도부터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대학입학 정원 외 3%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정원 외 3% 특별전형을 수용하지 않는 대학이 일부 있으나 앞으로는 모든 4년제 대학에서 이 제도를 수용하도록 교육인적자원부 차원에서 권장하는 경우 실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의 동일계열 진학의 기회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 따라서 실업계고등학교에는 더 많은 우수한 신입생들이 진학할 것으로 예상된다. 맞지막으로 실업계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목적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실업계고등학교의 교육목표는 종국교육으로 우수한 기술인력의 양성을 목적으로 취업을 우선시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산업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취업과 대학진학 모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실업계고등학교는 이 두 가지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강화될 것이다.
이상의 자료를 고려하면 중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무조건 실업계 고교를 기피하여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