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의 언어가 거칠다. 아니 도를 넘어섰다. 차마 입에 담아 옮길 수 없을 정도다. 말세(末世)라고 세상 탓만 하여야 할지….
선생님이 수업 분위기를 해치는 학생들을 제재하려 하면 그들은 선생님의 정당한 지도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거부 내지는 반항하면서 험한 욕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그들은 욕의 대상이 누구인지 가리지 않는다. 선생님은 공개적으로 어이없는 수모를 당하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더 이상 어떻게 지도해야 할 지 속수무책이라 학생부의 도움을 요청할 지경에 이른다.
그들은 선도규정에 따라, 학교장의 엄격한 교칙 적용 방침에 따라, 교권 수호 차원에서 당연히 선도위원회에 회부가 된다. 리포터는 여기서 '교권 확립'이라는 용어 대신 '교권 수호'라는 용어를 쓰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교육현장은 사실 황폐화의 길을 걷고 있다.
선도위원회가 끝나고 위원들 중 여선생님이 말한다. "교감 선생님, 학생들이 여자라고 깔보는 것 같아요. 도대체 말을 듣지 않아요." 정말 그럴까? 인근 학교 여자 부장님께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니 얼굴색이 변하며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말한다. 여자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야기다.
리포터는 이러한 일이 있은 후 교직원 회의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감정이 섞인 다소 무리한 내용의 발언임을 자인하면서.
"우리 교직사회처럼 남녀 평등이 이루어진 곳이 있을까요? 여자라는 이유로 승진이나 근무, 보수면에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습니다. 남녀 평등을 넘어서 여성 우위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제 여성 시대입니다."
"여선생님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깔본다고 말씀하지 마십시오. 학생들에게 더 엄격하고 무섭고 까장스럽고 철저하게 하여 우습게 보이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왜 학생에게 만만하게 보입니까? 교권에 도전(?)하는 학생들의 기(氣)를 제압합시다. 제압하는 방법은 강함과 부드러움이 있겠죠. 그것은 선생님의 스타일에 맞게 선택하십시오."
문득, 이웃 모 정보산업고의 교감 선생님과의 대화가 떠오른다.
"교감 선생님, 우리 학교 신규 여선생님들 학년초 교실에서 울면서 나와 교감을 찾아요." "왜요?" "수업시간에 공부에는 관심 없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갖고 놀아(?) 교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거죠."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교실로 달려가서 해당 학생을 잡아 혼꾸멍내고, 선생님께 잘못 했다고 빌라고 하고 해당 선생님의 마음을 달래면서 간신히 수습하죠. 그것이 하루에 다섯 번 있을 때도 있어요."
그러고 보니 우리 학교도 해당되는 선생님을 살펴보니 신규이거나 교육경력이 짧은 여선생님들이다. 이제 학교는 학생들의 교과 지도보다 마음의 자세 지도에 주력해야 할 듯 싶다. 학생들이 무서워, 두려워 교사들이 교실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 같다.
교직원 회의에서 교감이 한 이야기, 여선생님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감이 되어야 할 텐데…. 교감의 과제, 한 가지가 늘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