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학기, 첫 시간에 학생들과 처음 만날 때 학생들이 선생님을 파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를 여러 학자들이 연구를 했다고 하는데 그 결과는 10초라고 한다. 10초라고 하면 학생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도 모자란다고 본다. 즉 교사 자신의 소개도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학생들은 선생님을 파악하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이야기는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저자인 미시간 공대 조벽 교수의 사이버 특강 내용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선생님을 파악한다는 범위가 문제가 될 것인데 ‘저 선생님은 그냥 시간만 때우러 오신 분이야’ ‘우리를 하찮은 존재로 본다.’ ‘우리와는 별 상관이 없는 선생님이다.’ 등 부정적으로 보는 면과 ‘정말로 우리를 위해 열심히 수업을 해주실 분이다.’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행복하게 해주실 분이다.’ ‘저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지!’ 등 긍정적으로 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10초라고 한다.
학생들의 평가는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교수법 기술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교수기술을 펴기도 전에 이미 학생들은 선생님을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가 판단이 되어진다는 연구결과라고 볼 때 학생들이 선생님을 따라오게 하려면 “선생님이 학생들을 어떤 마음자세로 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즉 학생들의 장점을 찾고, 학생들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보는 선생님은 학생들이 잘 따라 올 것이고, 학생들을 하찮고, 귀찮은 존재로 생각하고 학생 앞에 서면 학생들의 마음은 이미 멀어지고 잘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원평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점수만 내지 않을 뿐 학생 앞에 서는 우리 교원은 10초안에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선생님의 표정과 말 한 마디만 듣고도 판단하는 예민한 학생들을 우리는 너무 어리다거나 너희들이 뭣을 아느냐고 깔보지는 않았는지 반성을 하게 된다.
가끔 성인이 된 제자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몇 십 년이 지났는데도 선생님의 말 한 마디, 표정과 속마음까지도 기억하면서 억울했거나 서운했거나 편애를 당했던 이야기를 어른이 되어서 털어놓는 경우 선생님의 위치가 얼마나 학생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절감하는 때가 가끔 있다.
또한 선생님의 그 칭찬의 말씀에 감화를 받아서 이렇게 잘 자랐습니다. 고맙습니다. 하교길에 선생님의 손을 잡고 들려주신 이야기 덕분에 검정고시도 거치고 주부가 되어서도 방송통신대학교 공부를 하고 있다며 집에까지 찾아와 고마워하는 제자를 대할 때 교직의 보람을 느끼는 선생님들이 나 말고도 수없이 많을 것이다.
학생의 장점을 찾아 칭찬과 격려를 하는 선생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어린이에게 감동을 주는 선생님! 선생님을 잘 따르는 학생! 이 많을수록 우리교육은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