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호칭은 고유어로 알기 쉬운 한자어(漢字語)가 대부분인데 잘못 사용하여 자신의 무식을 드러내거나 상대방에게 결례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른 사람의 아버지에게 쓰는 존칭어 인데, 자기 아버지를 춘부장(椿府丈)이라 하거나, 자기 어머니를 모친(母親)이라고 하는 경우이다. 남편의 부모를 직접 부르거나 남에게 말할 때의 호칭인 아버님, 어머님이 어르신들에게 쓰는 보통명사가 되어버렸다. 고객을 상대하는 여직원들은 어르신에게 ‘아버님, 어머님’ 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처음들을 때는 어색하더니 너무 자주 들으니 자연스러워졌다. 부모님 연세의 고객을 대하는 호칭이 마땅하지 않으니까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성인이 되기 전에 머리를 뿔(角)처럼 묶었다(總)하여 총각(總角)이라는 한자어 호칭을 장가가지 않은 젊은이를 지칭하며, 총각무의 모양이 이와 같다하여 총각김치라 하는 것이다. 고유어인 ‘님’자만 붙이면 존중하는 호칭으로 통용이 되고 있다. 마땅한 호칭이 없을 때 상대를 높여 부르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존칭어로 ‘선생(先生)님’도 흔하게 사용한다. 대통령에게도 님 자를 부친다. 사장이 아닌데도,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듣고 어색해 하였던 경험도 있다.
희망찬 병신년의 아침 해가 밝은지도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10간(干)의 세 번째인 丙은 방향은 남쪽이고 색깔은 붉은 색이며, 申은 원숭이 이므로 ‘붉은 원숭이 해’라 하는데, 60갑자 중 33번째입니다. 丙申의 발음이 병신(病身)과 같아서 어감이 좋지 않으나 동음이의(同音異義)어로 뜻이 다른 한자어이므로 연관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병자는 불(火)을 의미하고, 신자는 원숭이(金)를 의미하기 때문에 불의 기운이 모여 있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동양의 색은 오방색(五方色)으로 갑을(甲乙)-청색, 병정(丙丁)-적색, 무기(戊己)-황색, 경신(庚辛)-백색, 임계(壬癸)-흑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을미년(乙未年)인 지난해가 청양(靑羊)의 해였습니다. '병'은 적극적이고 활기찬 새로운 도전과 창조를, '신'은 법이나 규칙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식물이 성장하는 모습을 10단계로 나누면 갑(甲)은 씨앗이 자라는 모습이고, 을(乙)은 씨앗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이며, 병(丙)은 씨앗이 줄기를 뻗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원숭이는 기교와 지혜의 동물인데, 하늘을 향해 줄기를 뻗는 형상이라고 합니다. 원숭이는 무리지어 생활을 잘하기 때문에 사교적이고 사회성이 있으며 공동체내에서
여름철에 더위를 피해 계곡이나 바닷가로 피서를 다녀오면서 건강도 챙기고, 가족이 화합하는 일이 일상화되었다. 그러나 겨울철에 추위를 피해 더운 지방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둘째 사위가 전화를 하여 4박5일 일정으로 사이판으로 여행을 가자고 하였다. 아내는 너무 좋아하며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다. 소풍전날이 더 마음이 들뜨는 것처럼 여행을 준비하는 즐거움이 더 행복한 것 같았다. 출발하기 전날 준비물을 사기 위해 우리 부부는 식당에 마주 앉았다. 괌, 피지, 팔라우, 하와이를 다녀왔기에 태평양에 있는 사이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위와 딸은 오전 근무를 하고 딸이 사는 인천의 아파트에서 만나서 출발하였다. 동우와 선우는 외할머니를 보더니 달려와서 품에 안긴다. 나에게도 안기며 함박웃음을 웃는 모습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읽을 수 있었다. 면세점에 들어서니 장난감가게부터 찾아간다. 기내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잠시 눈을 붙였는데 활주로가 짧아 브레이크 잡는 소리가 큰 사이판 공항에 도착하였다. 현지시각 새벽 2시가 되어 리조트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여행일정에 맞추자니 7시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고 9시에 현
24절기 중 22번째로 대설과 소한 사이에 있는 동지가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태양이 적도이남 23.5도의 남회귀선(동지선)인 황경(黃經)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며 1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동지섣달 긴긴밤’이라는 말도 나왔고,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른다. 양력 12월 22일이나 23일 무렵에 드는 동지는 음력 동짓달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 동지(中冬至), 그믐 무렵에 들면 노 동지(老冬至)라고 한다. 우리 민족은 태양력인 동지에다가 태음력을 잇대어 태음태양력으로 세시풍속을 형성시켜 의미를 부여하였다. 태양의 부활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동지를 설 다음가는 아세(亞歲), 작은설로 대접 하는 것이다. 이 관념은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라는 말처럼 동지첨치(冬至添齒)의 풍속으로 전하고 있다. 신라에 이어 고려시대에도 동지를 역(曆)의 시작으로 보아 설로 지낸 것으로 짐작한다. 성탄절인 25일이 동지 뒤 태양 부활일로 기념된 날이라는 설도 있다. 동지하례(冬至賀禮)를 행하며 버선을 선물하는데 이를 동지헌말(冬至獻襪)이라고 한다. 이날은 동
석종사 혜국(慧國)선원장 큰스님과 함께하는 중국 성지순례를 불교대학생신분으로 다녀왔습니다. 3일 전승절 행사가 있는 날 베이징 하늘 길을 통제하기 때문에 새벽 3시에 충주를 출발하였습니다. 멀리는 부산 홍제사, 괴산 성림사신도까지 모여 일행 120여명이 인천공항을 출발하였습니다. 1시간 40분의 짧은 비행으로 베이징공항에 도착하여 4대의 버스에 올라서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베이징 시내를 벗어나 대형 식당에서 점심공양을 하였습니다. 첫 관광은 세계 7대 불가사의인 만리장성을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습니다. 팔달령 위에서 바라보니 굽이굽이 성벽이 이어졌는데 산꼭대기에 성을 쌓았다는 것이 경이롭기만 하였습니다. 지금은 관광자원이 되어 한해에 수백만 명이 찾아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위나라의 1,500년 고도인 대동시로 이동하여 1박을 하였습니다. 둘째 날은 중국의 3대석굴인 산서성의 운강(雲岡)석굴로 향했습니다. 부드러운 사암층 바위 절벽에 5만여 개의 마애불상이 조각되어 웅장함에 위압감을 받았습니다. 천정에 조각하여 채색한 불상은 예술의 경지를 넘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 이동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목탑인 응현 석가탑을 참배하고
설악산 ‘봉정암’을 오르면서 기승전결(起承轉結)을 맛보았다. 용대리 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백담사까지 마을버스로 이동하여 7시 반부터 걷기 시작했다. 가뭄으로 바닥이 들어난 절 앞 하천엔 돌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이들이 소풍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듯 했다. 계곡을 따라 숲길을 들어서니 고즈넉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높은 산을 오르기 위한 준비운동인 기(起)를 생각하며 걸었다. 오른쪽엔 옥빛물웅덩이가 너무 아름다웠다. 그 옆으로 누워있는 초가지붕만한 깨끗한 화강암 바위가 마음을 멈추게 하였다. 아침 햇살이 조명이 되어 빨간 단풍잎을 더욱 붉게 물들인다. 아내는 단풍잎이 너무 곱다며 나무아래서 포즈를 취한다. 단풍사진은 역시 햇빛의 조명을 받은 반영(反影)이 좋았다. 일행과 함께 쉬면서 담소를 나눴다. 난간으로 길게 철다리를 놓아서 산행하기가 너무 편했다. 두 번째 단계인 승(承)을 느끼며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더니 철 계단이 이어지고 작은 폭포도 눈에 들어왔다. 무릎보호대를 찼지만 돌과 바위가 많아 위험한 곳도 많았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땅만 보고 올라가다가 잠시 쉬면서 하늘을 쳐다보니 마치 금강산을 보는 듯 했다. 계곡을 가로지르
영국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인 『이튼 칼리지』는 무려 600년 전에 세워진 학교라고 합니다. 19명의 영국총리를 배출한 학교로 유명합니다. 이 학교는 교과목 중 제일 중요한 과목으로 체육을 든다고 합니다. 자신만 아는 엘리트는 원하지 않고, 하루에 꼭 한번 함께 축구를 해야 하며 공휴일이면 두 번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하고 몰매를 맞아야 한다고 합니다. 한겨울이면 진흙탕에서 레슬링을 하기도 하는데 페어플레이 정신을 기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공부보다 체육을 통해 함께 하는 정신을 강조하는 교육을 하고 있답니다. 졸업식 송별사에서 어떤 교장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자신이 출세를 하거나 자신만이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원하지 않습니다. 주변을 위하고 사회나 나라가 어려울 때 제일 먼저 달려가 선두에 설 줄 아는 사람을 원합니다. 입학할 때부터 자신이 나라를 이끌어 갈 사람이라는 독특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BBC 방송에서도 방영을 하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학교 학생들은 1,2차 세계 대전에서 무려 2,000명이나 전사했다고 합니다. 헨리6세의 동상 앞에 그들의 기념비가 있는데 전시 중에 어떤 때는 전교생의 70%나 참
한가위명절 다음날에 가족이 모여서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괴산 유기농엑스포장을 찾았다. 입장료가 비싼 느낌이 들었으나 절반은 행사장과 괴산의 특산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되돌려줘서 좋았다. 기념품도 살 수 있고, 음료나 간식도 먹을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해 주었기 때문이다. 올해 미수(米壽:88세)이신 노모는 무료입장, 경로인 나는 50%의 혜택도 주어졌다. 아직 미취학인 네 명의 외손자는 메뚜기를 잡는다는 말에 좋아서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펄쩍펄쩍 뛰었다. 유기농이해 관에 먼저 들어갔다. 벌꿀과 만나는 영상대화를 통해 선물도 받으며 환영의 의미도 있었다.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식물들을 관람하며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퇴비 같은 유기 비료를 쓰며,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병충해를 방지하는 농업을 이해하고 나왔다. 두 번째로 들어간 곳은 유기농 산업 관으로 다양한 유기농제품을 구경할 수 있었고 상품판매도 하였다. 광장으로 나와 눈길을 끄는 화사한 꽃 탑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는 여주터널을 들어가니 도깨비방망이를 닮은 여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여주터널을 빠져나가니 잡곡농원이 있었다. 생명의 씨앗 탑을 중심으로 어린 시절
2018학년도부터 시행 될 8차 교육과정에 초등 3학년부터 교과서에 한자어로 된 한글낱말 옆에 한자를 병기하겠다고 교육부가 1년 전에 발표하였다. 찬반 논란이 있는 가운데 24일 오후 2시에 한국교원대 교원문화관에서 마지막 공청회가 열린다. 우리가 사용하는 낱말의 2/3가 한자어인데 반세기 가까이 한글전용정책을 펴 왔기 때문에 OECD국가 중 문해력(文解力)이 꼴찌라고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글을 읽고도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낱말에 한자를 병기해 주는 것은 한자문화권에서 경쟁하며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문장해독력을 높여주는 꼭 필요한 정책이다. 우리는 아시아라는 자연환경 속에서 아시아 문화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늘을 덮고 있는 공기와 땅의 식물을 자라게 하는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듯이 말이다. 사람이 모여 살아가면서 문자를 익히고 언어생활을 하면서 환경에 어울리는 문화가 형성되어 그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고기가 물을 벗어나서 살 수 없듯이 사람도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그 지역이나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사용하게 마련이다. 한자문화권에서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지 않는 한글전용정책은 잘못 되었다고 본다. 한글의 우수성은 세계인이
우리 생태계를 교란 시키는 야생동식물이 16종이라고 합니다. 환경부장관이 정한 외래 야생동식물은 동물이 5종, 식물이 11종이라고 합니다. 동물은 뉴트리아, 붉은 귀 거북, 황소개구리, 파랑 볼 우럭, 큰 입 베스가 있으며, 식물에는 돼지 풀, 단풍잎 돼지 풀, 서양등골나물, 도깨비가지, 털 물 참새피, 물 참새 풀, 가시 박, 서양 금혼 초, 미국쑥부쟁이, 양미역취, 애기수영 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외래종이 어떤 경로로 들어와서 우리나라 토착생물이 살아갈 터전을 빼앗고 생태계의 균형과 질서를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황소개구리, 큰 입 베스는 이미 알려져서 토종물고기들을 마구 잡아먹고 있어 퇴치하느라 골치를 앓고 있으며, 가시박도 자라던 나무와 풀을 뒤덮어 다른 식물들에게 피해를 주고 큰 나무도 칭칭 감고 올라가서 생장을 방해하며 급속하게 퍼져 토종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래종 동식물은 외국으로부터 인위적으로 들여온 것도 있고 자연적으로 들어와 유전자 변형을 통하여 생산 된 생물체로 이러한 생물을 자연에 풀어 놓거나 심는 등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규정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인 6.25전쟁이 일어 난지 65년이 지났는데도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현충일도 있어 호국보훈의 달이라 합니다. 민족의 아픔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할지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유월도 내일이면 세월의 뒤안길로 보내야 합니다. 백암산 비무장지대 양지바른 산모퉁이에 어느 이름 모를 용사의 돌무덤 나무비석에 녹슨 철모가 걸려있었습니다. 돌무덤은 이끼가 낀 채 허물어져 있는 것을 바라보던 청년장교 한명희 소위는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어 한동안 머물렀다고 합니다. 화약 냄새조차 채 안 가셨을 것 같은 그 자리에서 십자 나무만 세워진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보고 넋을 기리기 위해 헌시 "비목(碑木)"이 쓰여 졌다고 합니다. 이 시에 장일남 선생이 곡을 부쳐 탄생한 국민 가곡이 "비목"입니다.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노래로 제목도 원래는 목비(木碑)인데 비목(碑木)으로 붙였습니다. 앞뒤 글자를 바꾸어 시의 맛을 살려주고 있습니다. 비목의 가사를 지은분이 충주 주덕에서 출생하셨다는 것을 충주시민들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비목(碑木) 초연이 쓸고 간 깊은
봄철에 가장 많은 인파를 야외로 끌어내는 대표적인 꽃은 벚꽃인 것 같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봄꽃이 화사하게 어울려 펴서 사람들은 기지개를 켜며 가슴을 활짝 열고 봄나들이에 나선다. 주말을 끼고 곳곳에서 벚꽃 축제를 열어 차량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모습은 가히 장관을 이루고 있다. 주 5일제로 금요일이 주말이 되고는 딸들이 금요일 저녁 늦게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집안 청소를 하였다.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더니 외손자들과 딸들을 맞이하는 마음은 즐겁기만 하였다. 아내도 손주들이 보고 싶다며 야식을 준비해 놓고 기다린다. 우리가족은 가족행사 외에도 한 달이 멀다하고 자주 만나서 외식을 하거나 유원지를 찾아간다. 단둘이 살면서 무덤덤해진 생활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는 것 같다. 청풍호수 벚꽃축제가 열린다고 하여 아침식사 후 커피는 새로 생긴 커피 박물관에 가서 먹기로 하였다. 삼거리에서 단양방면으로 조금가다 보면 얼마 전에 개업한 아담함 곳이라 모두 좋아했다. 박물관에 들어서니 큰 화분에 빨간 열매가 달린 커피나무가 눈에 띈다. 중학생인 외손녀가 입구에 있는 피아노를 보더니 걸터앉아 연주를 하였다. 연주가 끝나자 우리가족은 모두 박수를 보내며 함성도
대학교수로 정년을 한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건강을 위해 아파트 근처 호수가의 산책로를 걷다가 목격했다고 한다. 어느 가족이 산책을 나왔는데 초등학생 아이가 산책로 주위에 ‘기념식수’라고 씌어있는 푯말을 보고 이렇게 말하더라는 것이다. “이게 왜, 식수야?” 이 아이는 식수(食水) 즉 먹는 물만 식수일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교과서에는 한자가 없고 배우지도 안았으니 과연 이 아이의 잘못일까? 그러면 부모라도 식수(植樹)라는 것을 일러주어야 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부모도 학교 다닐 때 한자를 배우지 않은 세대라서 식수(食水)와 식수(植樹)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것일까? 옆을 지나던 교수는 이 광경을 보고 너무나 답답하여 자기가 나서서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지만 그 가족의 가장이 아이들 앞에서 무시당하는 상황을 염려하여 참았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국어교육의 현주소이다. 너무 답답하여 한자교육운동을 하고 있는 필자에게 한탄 섞인 말로 토로하는 것이다. 한글전용이라는 잘못된 어문정책이 자라는 2세들에게 40여 년 간이나 올바른 국어교육을 시키지 못하여 글을 읽을 줄은 알면서 그 뜻을 정확히 모르는
일생동안 살아가면서 중요한 예법으로 유교의 전통을 이어받아 관혼상제(冠婚喪祭)를 치르는데 예법이 너무 변질되어 감을 느낀다. 관례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인이 되었음을 인정해주는 성인식을 치루는 첫 예법인데도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깝다. 남자는 관례(冠禮)를 통해 상투를 틀었고, 여자는 계례(笄禮)라 하여 성인이 되었음을 인식시켰다. 미성년자에서 법적으로도 독립하는 성인으로서 참된 마음을 갖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하였다. 인생의 첫 관문을 엄숙하면서 경건하게 서약하는 성인식을 성년의 날에 지방자치단체와 향교가 관례를 부활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녀가 부부의 인연을 맺는 의식인 혼례를 이성지합(二姓之合)이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하여 매우 중요시 하였다. 예서(禮書)에는 저물 혼자를 써서 혼례(昏禮)라 하여 저녁에 신부 집에서 올렸다. 요즘은 전통혼례는 드물고 예식장에서 점심시간을 전후하여 혼례(婚禮)를 치른다. 하객은 가족과 일가친척 신랑신부의 친구들뿐이고 대부분의 손님들은 축의금을 내고 식사를 하고 가는 식객(食客)이 되었다. 요즘엔 주례도 없이 신랑신부의 부모가 인사말을 하는 정체불명의 예식을 하여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느낌
사회교육강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고 행복한 순간이 "강사님! 그 동안 행복했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들을 때이다. 지난 2월 부터 충주 여성문화회관 사회교육과정으로 '아동한자지도사' 자격과정을 맡아 강의했다. 3개월 과정으로 3회 운영하는데 내용이 많아 소화하기에 힘들었지만 자격시험에 응시한 수강생들이 모두 합격하여 자격증을 받아들 때 얼굴에 환한 미소로 감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태어난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배우는 가정교육과 유치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제도권에서 배우는 학교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평생 배워야 하는 사회교육 기능이 최근 들어 확대됐다. 지방자치시대가 정착하면서 자치단체 별로 사회교육이 활성화 되고 있다. 주민들이 취미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교육과정이 개설되어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매우 바람직하다. 여가를 알차고 유익하게 보내며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며 보람 있게 살아가도록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자치단체 외에도 대학에 평생교육원이 개설되어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고, 주민자치센터나 노인복지회관, 신협이나 단체 등이 운영하는 문화센터도 사회교육 기능을 하고 있다. 수강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