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병신년의 아침 해가 밝은지도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10간(干)의 세 번째인 丙은 방향은 남쪽이고 색깔은 붉은 색이며, 申은 원숭이 이므로 ‘붉은 원숭이 해’라 하는데, 60갑자 중 33번째입니다. 丙申의 발음이 병신(病身)과 같아서 어감이 좋지 않으나 동음이의(同音異義)어로 뜻이 다른 한자어이므로 연관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병자는 불(火)을 의미하고, 신자는 원숭이(金)를 의미하기 때문에 불의 기운이 모여 있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동양의 색은 오방색(五方色)으로 갑을(甲乙)-청색, 병정(丙丁)-적색, 무기(戊己)-황색, 경신(庚辛)-백색, 임계(壬癸)-흑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을미년(乙未年)인 지난해가 청양(靑羊)의 해였습니다. '병'은 적극적이고 활기찬 새로운 도전과 창조를, '신'은 법이나 규칙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식물이 성장하는 모습을 10단계로 나누면 갑(甲)은 씨앗이 자라는 모습이고, 을(乙)은 씨앗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이며, 병(丙)은 씨앗이 줄기를 뻗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원숭이는 기교와 지혜의 동물인데, 하늘을 향해 줄기를 뻗는 형상이라고 합니다. 원숭이는 무리지어 생활을 잘하기 때문에 사교적이고 사회성이 있으며 공동체내에서 지혜롭게 역할을 담당해서 조직을 융합하게 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공헌을 한다고 합니다. 음양오행에서 붉은색은 큰 성공이나 생명 등 기운이 번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숭이는 사람과 가장 유사하며 짐승 중에서 머리가 좋은 동물입니다. 병신년의 뜻이 좋게 풀이되는 이유는 재능을 살려서 성공을 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옛 그림에서 보면 원숭이는 모성애가 강한 동물로 강조되고 있으며 불교에서는 불자를 보좌하는 동물로 나옵니다. 유명한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원숭이인 이유도 이에 해당합니다. 역술적으로 원숭이띠를 가진 사람의 장점으로는, 창의력과 임기응변이 뛰어나고 활발하며 융통성이 있게 표현됩니다. 업무에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며 조직의 리더로서의 자질도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으로는, 산만하고 끈기가 부족하며 지나치게 솔직해서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신을 너무 믿거나 허영심으로 손해를 보거나 장난기가 너무 심해서 대인관계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는 나라의 큰 행사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뽑는 20대 총선이 있는 해입니다. 선거구도 확정이 되지 못한 상태에서 예비후보들은 자신을 알리는 기이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치는 타협인데 우리나라처럼 갈 때 까지 가보자는 대립의 모습은 국민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혁신을 부르짖고 ‘새’자를 앞에 붙이지만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전통 정당과 의회활동을 본받았으면 합니다.
흑백논리로 자기주장만 옳다고 주장하며 양보와 타협이 없는 국회를 국민들이 더 걱정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국민은 인격을 갖추고, 나라는 국격(國格)을 갖추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병신년을 설계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