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1세대'는 익히 들었어도 '이해찬표 교감'이라? 교원 정년 단축과 연결시키면 금방 답이 나온다. 정년단축과 더불어 졸지에 승진 대열에 합류한 사람을 말한다.
대한민국 교육사의 치욕적인 이름 '이해찬표 교감'. 해당자 본인은 아무 잘못이 없지만,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지만 당사자에게도 그리 자랑스러운 이름은 아니다. 그러나 어쩌랴! 국가정책이 그렇게 만든 것을!
중등의 경우, 이해찬표 교감은 세월이 흘러 대부분 교장으로 배출되었다. 벌써 교장으로 정년 퇴직한 사람도 다수 있다. 초등도 몇 년전부터 교장으로 배출되기 시작하였다. 지금 그 분들은 관운(?)이 좋아 교장까지 순탄하게 올라갔으나 이제 정년이 가까이 오니 정년 단축의 피해를 입을 당사자가 되었다. 교장 중임을 하고도 남는 분은 자기 진로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민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현재 모초등학교 교감인 K. 그는 애당초 교감 되기를 포기했다. 그래서 근무지도 집 가까운 B시에서 20년을 근무했다. 부장교사 경력은 3년이 전부. 그가 정부의 교원 정년단축 덕분으로, 횡재를 맞아 뜻하지 않게 교감 강습 차출을 받고 자격 강습을 받아 교감이 된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교감이 되려면 최소한도 교무나 연구를 한 번쯤 거쳐야 하는데 그는 그러하질 못하였다. 아니, 그럴 기회가 없었다. 교감이 되고 나서 가장 큰 문제는 각 선생님들이 가져오는 결재서류. 교감이 무얼 알아야 고쳐주고 도움을 주고 조언을 주어야 하는데 지도할 실력이 모자라는 것이다.
아하! 교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만치 준비하고 실력을 쌓아야 하는 것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허수아비 교감꼴 나기 십상이었다. 정년단축으로 교육력이 약화되고 교단이 황폐화되는데 본인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잠이 오질 않았다. 학교 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다행히 본인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자기연수와 연찬으로 몇 달간 고생하여 보통 교감의 수준에 이르렀으나 아직도 능력이 부족함을 실감하고 있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승진은 준비된 사람이 해야 한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찾아 온 행운, 진정한 행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당사자도 감추고 싶은, 부끄러운 이름, '이해찬표 교감'. 그 당시 정년단축의 강행자들은 본인이 교단 부실화, 황폐화에 일조(?)하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반성하고 있을까? 아니면 어쩔 수 없었다고 지금도 강변을 할까? '이해찬 1세대'는 지금도 정부를 원망하고 있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