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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올 수능시험 표준점수도 로또인가?

무엇을 평가하든 평가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평가 대상과 평가 척도 등의 여러 조건에 따라, 자칫하면 그 결과가 전혀 다르게 표출되어 평가 본래의 의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5학년 수능과 2006년 수능모의고사의 결과를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험생들이 12년간의 각고의 노력을 해도 표준점수의 도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어 뜻밖에 자기의 인생이 잘못 결정될 수 있을지 모른다. 올해 재수생의 학원에는 고등학교의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그것은 지난해의 수능의 선택과목 중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표준점수 차로 인해 낮은 점수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5년 수능부터 각 선택 교과목간의 점수를 적정하게 유지하고자 처음으로 표준점수제를 도입하였다. 물론 그 취지는 공감할 수 있지만, 지난해의 수능과 올해의 여러 차례의 수능 모의고사 결과를 보면 우리 나라의 현실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 고교생들에게 투기심을 조장하는 우를 범할 수 있음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평가란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여야 하되 그것이 마치 투기장 같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수능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각 선택 교과목간의 표준점수가 전혀 예상 밖으로 변화지 않았는가 말이다.

예를 들어 어느 학생이 일선 학교의 교육과정의 실정에 따라, “가”라는 선택과목을 선택하고, 다른 학생은 “나”라는 선택과목을 선택하여, 둘 다 원점수는 만점을 얻었으나, 표준점수는 각각 다르게 얻었다고 가정했을 때, 정책 입안자는 그것이 이론적으로 옳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현실적으로 불합리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원점수를 만점을 얻는 수험생의 경우는 어떤 선택과목에 응시해도 만점을 얻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성적이 하위층인 수험생들이 어떤 선택과목에 대거 응시한 결과, 그 선택과목의 평균이 낮아져 표준점수를 높게 받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수험생이 어느 선택과목을 택하는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표준점수제 도입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시험 칠 때마다 점수의 변동이 거의 없어야 되지 않아야 한다.

수능 표준점수가 로또란 말인가? 물론 표준점수의 도입 취지를 모르는 것은 전혀 아니다. 선택과목간의 표준점수 차를 적게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수능 출제위원들도 각 시험마다 거의 다른 위원으로 선정되기 때문에 어렵다고 본다. 현직 교사들을 출제위원으로 대거 선정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결될 문제가 더더욱 아니다. 앞에서 보았듯이 출발점부터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각 선택교과목의 표준점수가 입시의 당락을 좌우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되며, 같은 선택 교과목간의 표준점수 차가 현저하게 있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어느 대학에서 대학 자체의 보정치를 준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순위는 똑같이 정해진다고 볼 수 있어 별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놓고 볼 때, 교육인적자원부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든가 아니면 표준점수와 더불어 원점수와 석차를 동시에 공개하여 수능 점수의 활용을 대학의 자율에 맡길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일선 현장에서 시험결과를 분석해보면 원점수는 그렇게 변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험생들에게 수능이 로또 같은 투기가 아닌 적절한 평가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량한 수험생들이 표준점수제의 도입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그 개선책을 마땅히 강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하루빨리 책임을 어느 누구에게 떠맡기지 말고, 표준점수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발표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학생들에게 수능이 “로또”와 같은 투기로 인식되는 우를 범하는 전철을 또다시 밟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된다고 본다.

지난해 수능이 끝난 후, 신문지상에 표준점수의 문제점을 발표했던 우리 나라의 저명한 평가전문가의 고언을 깊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수능 표준점수제의 도입은 우리 나라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늦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을 우리 다같이 한 번쯤은 음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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