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예산이 감소한 것이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교육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일이 걱정이다. 결국 각급 학교에는 대폭 삭감된 운영비가 배부될 것이고, 초긴축재정을 운영하다보면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그 피해가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교육재정을 줄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학교에서 더위와 추위를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고? 아무리 좋은 냉난방 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면 뭐하느냐고? 많은 학교들이 전기세 때문에 여름에는 선풍기로 더위를 이겨야 하고, 겨울에는 어깨를 움츠리고 공부를 하는 게 현실이다. 종종 냉난방 시설의 가동여부로 관리자와 교사들이 대립하는 것도 슬픈 현실이다. 그런데 또 예산이 줄어들면 어쩌란 말인가?
보릿고개를 넘는 게 어려워서가 아니다. 화장실의 변천사 등에서 알 수 있듯 가장 앞서 가야할 교육이 급변하는 사회의 뒤꽁무니만 쫓아가는 현실이 안타까워서다. 그렇게 외치던 교육여건 개선은 또 물건너 갔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그동안 학교에 배부된 교육재정이 충분하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대통령 후보들마다 교육재정 GDP 대비 6% 확보를 공약사항으로 내거는 나라가 아닌가?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5년 8월의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2.0%, 전년동기대비 2.9% 상승되었다. 이렇게 각종 물가나 학습기자재 값이 상승하고 있는데 감축된 예산으로 무슨 교육을 하라는 것인가? 더구나 현재 국가재정 상태로는 향후 3-5년간 긴축재정을 운양해야 한다니 새싹들을 키우는 교육이 거꾸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어떻게 나라 발전을 얘기할 수 있는가? 그러면서 어떻게 정치나 행정을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매연을 많이 내뿜거나 엔진에 이상이 생기면 운행을 정지당하는 자동차와 같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교들이 학부형들에게 거부당하는 우스운 꼴이 벌어지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