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각 학교마다 애국조회라는 것을 했다. 월요일 아침 전교생을 모아 놓고 주로 교장훈시를 하는 행사였다. 눈·비가 오는 경우만 빼고 거의 매주 실시되던 ‘지긋지긋한’ 애국조회였다.
그러나 오늘날 애국조회라는 단어조차 사라져버렸다.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된다더니, 꼭 그 말 같다. 그만큼 정치상황 및 사회변화와 함께 많은 것들이 바뀌어 가는 시대이다.
문제는 변화속의 부작용이다. 그중 하나로 ‘교장실 시상식’을 들 수 있다. 교외 대회에서 아무리 크고 많은 상을 받아와도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제대로 시상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여러 이야기들이 답변으로 제시된다. 너무 규모가 큰 학교이다 보니 모이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리고, 그러다 보면 수업시간을 빼앗게 되고 등등.
그것은 비단 우리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반계고교의 경우 상받아온지 한 달이 넘도록 담당교사 캐비넷에 박아두는 일이 비일비재한 걸로 알고 있다. ‘공부하는 기계’ 만드는데 촌각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거룩하고 훌륭한 방침 때문이지 싶다.
하지만 교내외 수상이 학생 개인만의 경사는 아니다. 특히 교외상 수상은 전국 등 학교밖에 학교의 명예를 떨치는 일이다. 교장실 시상식만으로 진행해서 안될 이유이다. 나아가 어느 학생의 수상은 당사자의 기쁨을 떠나 많은 학생들에게 부러움과 함께 자부심을 은연중 심어주는 효과도 있음을 간과해서 안된다. 예컨대 많은 학생들이 ‘나도 저리 할 수 있으면’ 하는 생각만 갖게해도 훌륭한 교육활동이 된다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어떤 상을 받았는지, 교장이나 담당교사만이 아는 ‘교장실 시상식’ 관행이 하루 속히 개선되길 기대해 본다. 그때마다 할 수 없다면 한 달에 한 번쯤이라도 강당 조회를 열어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시상식도 하고 간단한 훈화가 병행된다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