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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육이 문제다!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엄마, 나 학교 갈 게."
"아빠, 나 학교 갈 게."

중2 딸이 하는 말이다. 아침마다 듣는 말이다.

"가영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아빠,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해야지."
"아빠, 그러면 나 인사 안 한다."

이젠 아예 협박이다. 이 정도 인사하는 것만도 과분하고 다행인 줄로 알라는 표정이다. 참 어이 없는 일이다. 명색이 아빠가 국어선생님이고 엄마도 선생님인데 부끄럽지만 가정교육이 이 정도다.

가정교육이 문제다. 아니 언어교육이 문제다. 다른 각도로 보면 밥상머리 교육이 문제다. 언제부터인지 가정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사람이 자식이 되고 말았다. 부모는 방관자로 그저 돈이나 벌어오고 자식 뒷치다꺼리를 하며 자식이 나가는대로 그냥 지켜보는 세상이 되었다.

반말 쓰는 것도 그렇다. '안녕, 형아' 라는 영화를 보니 자식들이 부모에게 반말 쓰는 것이 일상화되었고 부모는 자식들에게 밥이다. 부모가 무슨 원죄를 지었는지 그저 자식들 비위 맞추기에 바쁘다. 일상생활에서 자식이 부모에게 쓰는 반말이 당연하게 용인(?)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구시대의 부모가 되고 만다.

식사 시간, 부모보다 먼저 수저를 들고 먼저 음식에 손대는 것도 당연한 세상이 되었다. 나는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질서를 가르치려고 맛있는 음식에 일부러 젓가락을 먼저 댄다. 겨우 그 정도다. "엄마·아빠, 진지 잡수세요."라는 말, 들어본 지 오래다.

얼마 전, 모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 이야기가 귓전에 맴돈다. 자가용으로 등하교시키는 엄마가 하교길에 학교에서 기다리다가 급한 볼 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일이 있었단다. 그 딸 친구가 하는 말, "야, 네 엄마는 싹아지가 없다."이다. '싹아지'란 말을 어느 때, 누가 누구에게 쓰는 말인지도 모르고 그냥 남발하고 있다.

또, 부모가 자식들 뜻대로 해 주지 않으면 "우리 엄마, 군기가 빠졌다."라는 말을 쓴단다. 군대 용어가 아무 때나 대상을 가리지 않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모 고등학교 언어 사용실태다. 이것이 이 학교에만 국한된 특수한 예라면 얼마나 좋을까?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맘에 드는 장면이 나오면 "야, 좆나 재미있다."이다. 이런 때, "가영아! 그 말 대신, '대단히, 매우, 정말' 등을 써야지?" 하면 귀찮다는 듯이 "알았어."이다. "가영아, 아빠가 국어 선생님인데 그런 말 하면 쓰겠니?" 하면 더 이상 대화를 하려 들지 않는다.

이런 일도 있었다. 딸이 한참 제 방에서 공부하는데 아내와 거실에서 일상 대화를 나누었다. 별안간 "시끄러워!"하는 소리가 귀를 찢는다. 바로 딸이 소리를 지른 것이다. 우리 부부는 얼굴을 마주보고 할 말을 잊어 웃고 말았다. 딸을 불렀다. "가영아, 그럴 때는 이렇게 하는 거야. '아빠, 제가 공부 중이니까 좀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학교교육도 문제이지만 가정교육이 더 문제다. 아니 언어교육부터 제대로 시켜야 한다. 부모가 자식교육시키는 공부부터 다시 해야 한다. 자식을 낳아 부모는 되었지만 부모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가정교육, 언어교육, 밥상머리교육. 누가 할 것인가? 바로 우리가 해야 한다. 미룰 수 없는 시급하고 중차대한 일이다. 부모부터 정신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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