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경 경기 화성시 장안면 김모(42) 씨 집에서 김 씨의 아들(16·S중 3년)이 자동차 차고 천장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김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동아일보,12월 3일자).
김군은 휴대폰에 ‘엄마 아빠 보세요’라는 말로 시작된 유서에서 ‘같은 반 친구 세 명이 못살게 굴어 죽고 싶습니다. 아빠 엄마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을 남겨 놓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경찰에서는 해당 학생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간혹 있었으나 이번의 경우처럼 경찰이 진상조사를 벌여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 학생들을 입건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된 경우가 많았다. 그 때만 관심있게 다루어지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어 기억 속에서도 사라지게 된다.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당장이라도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듯이 언론이나 당국이 나서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자식을 잃은 학부모들의 아픔만 더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제 학교 내의 폭력문제는 학교에서 해결해야 한다. 우선은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항상 학생들을 관찰하여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실제로 학급에서 폭력이나 학생들간의 싸움이 벌어져도 학생들은 절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그 이유로 '왠지 말하면 안될 것 같다'는 의무감 때문이라고 한다. 때로는 '나중에 그 학생들이 보복할 우려 때문'이라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성향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평소에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담임교사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학생들은 사소한 일까지 모두 담임교사에게 한다. 그러나 별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는 통상적인 대화 외에는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가정이 어려워도 전혀 내색하지 않아서 도움을 줄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학생들과 대화(거창하게 상담이라는 표현보다는 대화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를 많이 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노력하고 일선학교에 상담전문가를 배치한다면 학교폭력 문제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경찰에서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외부에서의 문제이지 학교내 문제까지 예방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교내에 '스쿨폴리스'제도를 도입해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외부로 드러나는 경우는 예방이 될지 몰라도 학생들의 내부 문제는 '스쿨폴리스'가 해결하기는 어렵다. 담임교사 이상의 해결사는 있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은 끝임없는 대화가 폭력예방의 최선책이다. 왕따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담임교사가 그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면 그 문제를 그대로 방치할 담임교사는 이 세상이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문제를 자꾸 외부에 의존하기보다 이제는 학교 차원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원연수와 상담전문가 배치등을 조속히 시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