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계에 회오리를 몰고온 '교장공모제 50%까지 확대 시행'방안에 대해 일선의 일부 교사들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속내로는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막연하게 '나도 어쩌면 교장이 될 수도 있다.'라는 기대감 때문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오늘도, 내일도 그저 학생들 지도에 전념하는 눈치다. 다만 외부 무자격자에 대한 교장임용의 문호를 열어 놓은 것은 어쨌든 교육계의 특성을 이해 못하는 자들의 발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교육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또다른 교사들은 '교장공모제 도입은 교육계 전체를 흔들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절대로 도입되어서는 안된다.'고 총력을 기울여 저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대체로 이처럼 세 가지 정도의 의견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에서도 교장들은 '공모제도 잘만 시행한다면 그리 나쁜 제도는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는 경우가 꽤나 있다. 교감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라고 한다. 승진을 앞둔 교사들 역시 교감들과 같은 의견을 견지하고 있다.
이런 의견의 이면에는 서로의 현재 위치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문제일수록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입장보다는 교장, 교감, 교사로서가 아닌, 교육자로서 교육발전에 과연 공모제가 옳은 것인가를 따져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교장, 교감, 특히 교장들의 노력이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교장이 된 이상 더이상 바랄 것이 없는 것이 현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현재의 교장들은 교육을 정말로 잘 알고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집단이 아닌가. 그 집단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짧은 생각을 가지고 짧은 의견을 낸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한 교감도 마찬가지이다. 교감의 위치에서 공모제가 도입되면 교장을 할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공모제 저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모습이 개인적인 의견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교감들끼리 모였을때만 불만을 토로하지 말고 조직적인 저지를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지금 교감의 위치에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는 교감들이 많다. 해묵은 예전 교감들의 태도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그럼 어쩌겠다는 말인가. 이 제도의 도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집단이 교감들이다. 그럼에도 교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반대해서 저지해 주길 바라는 것은 결코 옳은 판단이 아니다. 교사들의 성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 각급 학교 교감들이기 때문이다.
교장협의회나 교감협의회 등에서 좀더 확실한 입장표명과 조직적이이고 적극적인 저지활동을 펼칠때 교사들의 동참을 유도하여 결국은 공모제라는 제도의 도입을 원천적으로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껏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교원들이 계속 당해온 것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개인적인 의견만을 피력할 뿐 전체로 힘을 모으는 지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문제는 어느 누구의 문제가 아닌 우리 교육자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빨리인식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