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편리해진 것 중 하나가 이메일 사용이다. 웃어른이나 가까운 친구에게 정성들여 편지를 쓰거나 우체부를 기다리느라 골목 어귀로 눈길을 보내던 풍경이 사라져 아쉽지만 주고받는데 경제적인 부담이 없고, 시공간을 초월해 어디서나 주고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메일의 사용은 문화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람들의 생활형태를 바꿨다. 사무 간소화는 물론 능률향상에도 기여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터넷 매체를 통해 수많은 이메일이 전해지고 있으며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는 내용들도 그만큼 다양해졌다.
그런데 생활에 간편하고, 편리하고, 자주 이용되는 것일수록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다. 또 어떤 것이든 과하면 문제가 된다. 스팸 메일이나 폭탄 메일 등 인터넷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자나,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로그아웃을 한 채 다른 일을 하려면 뒤통수가 당긴다.’는 이메일 강박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요즘 우리 반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이용해 가족신문을 만들게 했다. 일찍 끝냈다고 미리 결과물을 보내오거나 남녀간에 있었던 사소한 다툼까지 미주알고주알 알려주는 이메일을 자주 받는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이메일을 받다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어쩌면 그냥 지나쳐도 무방한 일이겠지만 메일에 있는 아바타의 내용들이 오히려 받는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한다는 것이다.
아바타가 무엇인가? 이메일과 함께 뜨는 말주머니가 옆에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아바타나 명함의 서명내용은 이메일을 보는 사람들에게 부담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글을 짓거나 아니면 평소 좋아하는 짧은 글이면 된다. 참고로 나는 아바타에 ‘삶을 아름답게 하면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집니다. 홈:www.weteacher.com/whda2002-변종만-’이라는 글을 사용하고 있다.
어제 밤늦게 우리 반 아이가 보낸 이메일을 열어보고 무척 기분이 상했다. 내용은 분명 자기가 필요로 하는 자료를 빨리 첨부파일로 보내달라고 애원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아바타의 서명에는 ‘모두 처먹어’라고 써 있었다. 기분이 나빴지만 자료를 보내주고 아침에 아이를 만났다.
대화를 나눠보니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른 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니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했기에 잘못이 없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에게 아바타의 서명내용이 왜 중요한지와 그런 말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에 대해 교육했다.
그 바람에 우리 반 아이들은 아바타의 서명 내용을 바꾸는데 쉽게 동의했다. 생활의 일부분이 된 이메일 때문에 교육이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또 한번 깨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