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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벽' 심상찮다

최근 학교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 중 학생들의 도벽에 대해 유달리 관심이 간다. 교직에 입문할 때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있었던 자잘한 일이라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에게서 일어나는 호기심 정도로 치부해 버리고 지내왔다. 그러나 그것이 가면 갈수록 그 도를 더해 가고 있다. 단순히 주변에 있는 친구의 책을 가져가는 것 외에도 심지어는 학급공과금, 심지어는 교무실까지 들어와 교사의 서랍을 뒤지는 등은 묵과하고 지나갈 단순한 사실이 아니다.

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싸움도 그냥 성장기의 불장난 정도로 여기던 것이 최근에는 그 조직이 학교 집단을 넘어 외부 불량 단체와 관련성을 맺고, 폭력도 단순 폭력이 아닌 학생을 때려서 사망에 이르는 현상이 매스컴을 통해서 심심찮게 보도된다. 이처럼 학교에서 학생들의 순수하고 소박한 학생티의 옛 맛은 사라지고 성인들의 흉내를 모방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음에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단순한 불장난으로 보고 넘기는 것에는 이제 색안경을 벗고 대상을 똑바로 주시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성장기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실수는 경험이 될 수 있어 때로는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도움이 될 수도 있기에 단순한 경고나 처벌로 일관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물질주의 사회가 되면서 재원에 대한 중요성을 더 강조하게 되고 재원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속인들의 말들을 듣고 넘기는 것이 단순히 세태를 대변하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학내에서 일어나는 도벽 사건은 이제는 학내에서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모님이 해 주시는 따뜻한 밥을 먹고 다정한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학창 생활을 지냈던 옛 시절의 낭만은 서로가 주고 받는 다정함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심한 전율의 공포 속으로 변질되어 가는 오늘의 학풍의 추세가 안타까울 뿐이다. 하나의 친구 학용품을 가져가도 그것이 자기 것이라고 우겨대고 그것에 반성할 줄 모르는 아이들의 자세에 처벌로만 일관해야 할까? 아니면 부모를 소환해서 자식의 잘못된 버릇을 고치도록 해야만 옳을까? 동료 교사들은 오늘의 학생들은 “다 그래” “그냥 넘어 가”라고 외치는 소리를 예사로 듣는다.

교육은 흐르는 물처럼 사회의 변화를 뒤에서 따라가는 것이다. 교육이 앞장서 사회의 흐름을 이끌어 가기보다 과거를 배워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 온고이지신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 배움의 목적이 아닌 지. 각 단계를 거치면서 배움의 하나하나를 습득하면서 여과 과정을 거치는 교육은 조합과 배열 그리고 가감승제의 공식을 적용하면서 우리들의 삶에 필요한 요소들을 추출해 내고 그에 따라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는 길을 찾게 해 준다.

학력의 최고를 부르짖고 우수한 대학만을 쳐다보는 가운데 우리는 주변의 소중한 것들은 잃어가는 것은 아닌 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믿음과 순결 그리고 티 없이 맑게 보여야 할 대상들이 무서운 꿈속의 공포의 대상처럼 현실에 다가오고 있을 때 교단아래 마주보고 있는 그들의 숨결 소리는 요람에서 포근히 잠자는 아이의 박동처럼 감미로울까? 교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대꾸를 하면서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우겨대는 학생들의 면전에서 참다운 예절 교육을 지도하는 교사의 자세는 바람직할까라고 오히려 되물어 보아야 하는 세태에 깊어만 가는 겨울 날씨의 차가움만 옷깃을 파고들어오는 듯, 고즈넉이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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