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저녁 10시가 되면 방영되는 '상상플러스 올드 앤 뉴' 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프로그램 진행자들의 재치있는 입담과 시청자들의 활발한 참여에 의한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인기의 비결인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포복절도를 한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심각하리 만큼 괴리되고 있는 세대간의 언어 차이를 확인하는 심정이 편치만은 않다.
어느 기사에 의하면 20대의 60% 정도가 10대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로 TV를 시청하면서 필자 역시 10대들의 말에 의아해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기존의 언어파괴 현상이 맞춤법을 무시하고 글자를 발음 그대로 표기하거나 비슷한 발음이 아는 숫자로 바꿔 표기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해져서 말을 엄청나게 축약해서 사용하거나 특정 게임 용어와의 합성을 통해 새로운 단어를 창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안습'이란 매우 슬프거나 감동적인 일을 보고 눈물이 나려한다는 뜻을 지닌 것으로 '안구에 습기가 차다'의 준말이다.
이 같은 언어파괴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닌 영어권의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언어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변화하는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인터넷 상의 채팅, 휴대폰의 문자메세지이다. 자신의 의사를 최대한 빠르고 간편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언어의 변화 사용이 이제는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말이 변화하는 것은 언어의 역사성에서 볼 때 당연한 현상이지만 지금의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가장 고등적인 수단임과 동시에 가장 인간다운 수단이다. 아무리 시대가 시대라고 해도 지켜야 할 것은 있는 법이다. 의사소통 마저 힘들게 하는 언어의 변화는 분명히 문제점을 지니고 있으며 언어파괴는 그대로 지켜보기엔 발생할 부작용이 너무 크다.
언어파괴를 완전히 저지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그 속도는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어른들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학교 뿐 아니라 집에서 아이들의 바른 말을 사용하도록 지도해야 하며 올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도 네티켓이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이자면 학생들의 받아쓰기 지도를 좀 더 강화해야 한다. 바른 말을 쓰라고 아무리 지적을 해도 어떤 것이 바른 말인지 모른다면 모든게 허사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키는 것을 우리들 모두의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