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금요일 밤10시.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된 지 5일째이다. 환하게 불켜진 교실 밖으로 숨죽이며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무엇보다 개학을 하고 난 뒤, 다소 어수선했던 학교 분위기가 이제는 제법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아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특히 1학년 신입생의 경우,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야간자율학습에 적응이 되지 않는 듯 처음에는 교실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웠으나 이제는 제법 그 분위기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새내기들이 빨리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 야간자율학습에 동참한 1학년 담임선생님들의 노력이 아닐까?
그리고 1989년 생인 2학년의 경우, 본인이 선택한 계열(인문, 자연)관련 과목들을 책상 위에 펼쳐놓고 예습 내지는 복습을 하기에 여념이 없다. 친구들이 모르는 문제를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이기까지 한다. 한편으로 2008학년도부터 달라지는 입시 제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는 아이들은 참고 자료를 펼쳐놓고 대책을 세우는 모습도 가끔 눈에 띤다.
이제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둔 3학년의 경우, 3월 9일(목요일)에 실시한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듯 교실 분위기가 사뭇 진지하기까지 하다. 교무실은 퇴근을 뒤로한 채 벌써부터 아이들과 진학 상담을 하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제자 사랑을 엿볼 수가 있다.
일교차가 심해 아직까지 난로를 철거하기에 다소 이른 감이 있으나 교실 한가운데 위치한 겨울 난로는 아이들의 불타는 향학열 때문일까. 불이 꺼진 채 교실 내 애물단지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교실 뒤, 게시판은 새 단장을 하려는 듯 내용물이 부착되지 않은 상태로 아이들의 손길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학교 게시판은 신입생들을 위해 각 동아리에서 내다 붙인 홍보물로 장식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토요 휴무일(주5일제)이 월 2회 실시되는 관계로 아이들의 수업부담이 예년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주부터(3월 11일) 처음 실시되는 토요 휴무일에 아이들의 마음은 벌써부터 부풀어 있다.
겨우내 잠들었던 학교가 이제 아이들의 재재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 새봄을 맞을 차비를 하고 있다. 올해에도 교육현장에는 많은 교육활동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아이들이 일년동안 무사히 교육활동을 전개해 가기 위해서는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올바른 생활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이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이들에 대한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이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아무쪼록 21세기 미래의 주인공이자 교육의 주체가 되는 우리 아이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