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면서 연구부장에게 물었다.
"우리 학교에서 봄이 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목련이예요. 목련꽃이 피면 정말 볼만 합니다."
목련나무를 보았다. 그러나 꽃이 피려면 아직은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수돗가에서 남학생 3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너희들 식당에서 하지 왜 밖에서 하니?"
"예, 식당엔 자리가 없어서요."
과연 식당에 자리가 없을까? 아니다. 1학년은 4교시에 하고 2,3학년은 점심시간에 하도록 시간차를 두었으니 자리가 모자를 리 없다. 그들은 우정을 나누며 찾아온 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어느 새 봄바람이 제법 따스하다. 훈풍이다. 목련꽃은 아직 피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마음엔 벌써 봄이 찾아 왔다. 그들의 밝고 해맑은 표정이, 서서 식사를 하면서 엉덩이를 흔드는 흥겨운 모습이 그것을 말해준다.
교무실로 가면서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 이라는 노래를 혼자 읊조려 본다.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 들 너머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신고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 들 너머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