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11.14 (목)

  •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2.4℃
  • 맑음보은 11.3℃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수업,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것인가?


학창 시절, 필자에게 감화를 주셨던 분들은 대부분 국어선생님들이셨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과목 선생님들이 비인간적이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러면 왜 국어 선생님들이 필자의 기억 속에 이처럼 오래도록 남아 있나를 생각해 보면, 국어 과목 선생님들은 다른 선생님들보다 학생들에게 좀더 인간적으로 대해주셨던 것 같다. 우선 강의의 초점을 인간 이해에 두셨고, 또 국어 교과서 자체가 인간의 삶을 다루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더더욱 공감이 가고 재미가 있었단 생각이다. 또 솔직히 말해 국어 과목이 다른 과목들보다 비교적 부담도 적고 수업에 대한 융통성이 많은 것도 국어가 좋았던 이유 중의 하나였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국어 수업 시간은 다른 과목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위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24시간 긴장만 하며 공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어 수업을 통해 긴장된 마음과 몸을 이완시키며 새로운 활력을 되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힘을 추스려 어려운 수학이나 물리 같은 딱딱한 과목을 힘내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국어 과목에서 해야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필자는 지금도 가끔 학창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 수업 시간에 국어 선생님들께서 들려주시던 그 수많은 이야기들을 말이다. '소나기'를 통해서는 순수한 사랑을 배웠고, '만다라'를 통해선 구도하는 스님들의 애환을 알았고, 빅터 프랭클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통해선 생명의 존엄성을 배웠었다. 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선 독재 정권의 폐해를 실감하기도 했다. 이렇듯 국어 선생님들의 말씀과 소개해주신 책들을 통해 고교 시절 세상을 보는 안목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국어 수업은 예전과 비교해 볼 때 참으로 많이도 바뀌었다. 예전의 그 재미있던 수업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오직 입시를 위한 살벌한 문제풀이식 수업만이 존재하는 현실이 되고만 것이다. 명문대 입학이란 대 명제 앞에선 그 어떤 교육 철학도 교육 이념도 심지어는 전인 교육도 모두 힘없이 무너져 버리고 마는 것이 요즘의 학교 현실이기 때문이다.

국어 선생님께 말씀으로 감화를 받던 시대도 지났고, 국어 수업 시간을 애타게 기다리던 재미도 없고, 국어 수업 시간이 너무 빨리지나가 벽시계를 자꾸만 훔쳐보던 아이들도 이젠 찾기가 힘들어졌다. 요즘의 좋은 수업이란 오직 수능 문제를 잘 풀 수 있게 가르치고 머리에 수능에 필요한 지식만 쏙쏙 암기되도록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최선인양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재미없는 수업 시간과 학교 생활이 늘다보니, 결국 학교가 지겨운 곳으로 변했고, 아이들은 자유, 창의, 개성, 용기, 집중, 몰입 등이 거의 박탈된 상태에서 그저 하루하루 학교 생활을 버텨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상태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수업을 해서 학교 생활도 즐겁게 하고 대학도 보낼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교사들이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란 생각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