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큰 것에도 감동하지만 작은 배려에 감격하기도 한다. 그 학교를 떠난 사람에 대한 전임지 학교에서의 베품, 흔치 않은 일이기에 더욱 그런가 보다.
'익일 특급'이라는 우편물 한 통을 받았다. 발신지는 전임지인 송호중학교. 과연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바로 학사력(學事歷)과 편지 한 통.
그 학사력은 전임지에서 발령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학사일정과 절기 등 교정을 보고 월별 사진, 명언 등을 최종 선택, 아이디어까지 넣어 애정을 기울인 작품이다. 틈틈이 찍은 행사 사진과 사계절 학교 풍경은 학교 홈페이지에도 탑재하여 학교 역사를 만들었다.
그 학사력이 오늘 도착한 것이다. 우리 학교 교무부장과 연구부장이 그것을 보더니 부러워 한다. 전임지에서 그것을 만든 것은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것이었다. 1년을 내다 보고 미리 준비하는 태도를 길러 주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도 좋아 해마다 만들어 달라고 건의까지 들어올 정도였다.
내가 감동한 것은 사실 그 학사력 때문이 아니다. 함께 봉투속에 들어가 있던 편지 한 통 때문이다. 편지까지 동봉한 그 참신한 아이디어에 감탄한 것이다. 이제 나도 본 받아 실천하고자 한다.
아래에 편지 내용을 소개한다.
이영관 교감 선생님께
옷깃을 여미게 하던 겨울이 가고 스치는 바람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봄이 찾아왔습니다.
영전하신 학교 생활은 어떠하신지요? 새로운 학교에서도 이 곳에서 보여 주셨듯, 매사 성실하고 본이 되는 모습으로 학교 생활에 임하고 계실 모습이 그려집니다.
작년에 이어 제작된 2006학년도 학사력을 보내드립니다
어디에 계시든 올 한 해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고, 송호중학교에서 맺은 소중한 인연 항상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숲에서 바라다 본 학교 전경 사진)
2006년 3월 14일
송호중학교 교직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