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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정말 몰라서 잘못 쓰는 말

요즘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우리말 겨루기'란 것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이 '맞춤법' 과정을 넘지 못하고 그만 우리말 겨루기에서 탈락하는 것을 보았다. 모르긴 몰라도 국어학자들도 이 프로그램에 나가 완벽하게 다 맞춘다고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말의 맞춤법은 어렵고도 복잡하다. 따라서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완벽하게 맞춤법에 맞게 쓰기란 정말 어려울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어떻게'와 '어떡해'가 있는데 이번 기회에 독자들도 알아두면 유용할 것이다. 우선 이 말들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

리포터가 몇 년 전에 어느 아는 분의 자서전 집필을 도와드린 적이 있었다. 그때 원고가 나온 뒤 세 번째 교정에서 이 단어의 오류를 발견했다. 화보에 나온 사진에 대한 설명을 하는 문장이었는데, 문제의 문장은 바로 이것이었다. "선생님, 그냥 드시면 어떻해요."였다. 분명 문장의 끝 부분에 '어떡해'가 왔는데 '어떻게'로 표기되어 있었던 것이다. 리포터인 필자가 즉시 빨간 볼펜으로 돼지꼬리부호를 친 뒤 '어떡해'로 수정해 놓았다.

드디어 세 번째 마지막 교정을 끝내고 인쇄에 들어갔다. 설레는 마음으로 완성된 책을 펼쳐보니 어라, 이게 웬일인가. 리포터인 필자가 교정해 놓은 '어떡해'가 예전 그대로인 '어떻게'로 인쇄되어 있는 게 아닌가.

이거 뭔가 좀 크게 이상하다고 생각한 리포터가 출판사 교정 담당자에게 즉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담당자 왈, 내가 분명 틀렸다는 것이다.

너무나 기가 막혔다. 16년 동안 일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국어만을 가르친 리포터인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 분께서 한다는 말이 '어떻게'가 분명히 맞다는 것이었다. 하는 수없이 국립국어연구원에 전화를 걸어 시시비비를 가려 리포터의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한 적이 있다.

리포터가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처럼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조차 잘못 쓰는 말이니 일반인들은 더 많이 틀릴 것이므로 더욱 조심해서 써야 한다는 뜻이다.

'어떻게'는 '어떻다'의 부사형으로 동사, 형용사 등 다른 말 앞에 놓여 그것을 수식하는 기능을 하며, 그 차제로는 서술어로 쓰일 수 없는 단어다.

"요즘 어떻게 지내셔요?"
"저보고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씀인가요?"처럼 어떻게 뒤에는 반드시 서술어가 따라와야 한다
.
자, 그럼 위와 같은 문법적 설명을 하자면 아주 골치가 아프니까 거두절미하고 '어떻게'는 문장의 처음과 중간에 올 때 '어떡해'는 문장의 맨 끝에 올 때는 쓰면 맞는다.

예를 들어 '어떡해'가 문장의 끝에 온 경우

"형이 돼 가지고 그런 짓을 하면 어떡해"
"네가 가면 난 어떡해"
"학생, 거기에 앉으면 어떡해"

'어떻게'가 문장의 중간에 온 경우

"네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니?"
"이 돈을 어떻게 쓸지 모르겠다."
"성범죄자들이 일반인들과 어떻게 다른 심리적 특성을 지녔는지 살펴보자."

'어떻게'가 문장의 처음과 끝에 온 경우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쓸 것인가."

너무나 간단하지 않은가. 이런 간단한 방법을 두고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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