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퇴근 시간이 지났습니다. 교감은 교실을 한 바퀴 둘러보고 퇴근하려 합니다. 아니, 그런데 교실 곳곳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리는군요. '아하! 환경심사를 앞두고 막바지 정리에 바쁘구나!'
1학년 9반 교실에 들어가니 올해 신규로 발령을 받은 김 선생님(44)이 학생 두 명과 함께 교실 뒤에 붙을 판넬 구성을 하고 있네요. 선생님은 자료를 칼로 자르면서 다듬고 학생들은 풀칠을 하고···. 판넬 제목을 보니 '생각의 샘'이군요.
김 선생님을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얼마 전 장인상을 당했는데도 출근하였길래 그 이유를 물으니 "새로 전입해 온 학생을 소개해 주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주어진 특별휴가도 다 쓰지 않고 오늘 출근했네요. '학급 환경 구성' 때문이랍니다. 교감으로서 너무나 안스럽고 교사로서의 '그 사명감'에 할 말을 잊었습니다.
환경 구성을 하는 것을 보니 학생과 힘을 합쳐서 하는데 여유가 보입니다. 그 반 학생이 교감에게 묻습니다. "아저씨, 누구세요?" "지난번 조회 때 교감선생님께서 대표로 인사 말씀하셨잖아? 교감 선생님이셔. 인사드려야지?" 대답까지 대신 해 줍니다.
김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시기에 우리의 교육, 희망이 보입니다. 40대에 이르기까지 사회에서 여러 직업을 거치신 분이 신규교사로서 교단에 열정을 발휘합니다. 학생들과 호흡을 맞춥니다. 사제동행을 하고 있습니다.
40대 신규교사 김 선생님의 환경 구성을 보며 선생님의 힘찬 교직 출발을 축하함과 동시에 교직적 성장을 기원하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