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학기초만 되면 각 학교에서는 연구수업에 대한 설계와 담당 교사 선정으로 분주하다. 연구수업을 하게 될 교사 선정은 보통 각 교과부에서 순환식으로 결정되는데 일단 연구수업 교사로 선정되면 그때부터 많은 자료 준비와 해당 수업에 대한 연구와 설계로 무척 바빠진다.
아직도 일선 교사들은 교과나 수업연구보다 잡무 및 공문처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장학지도 차원에서 연구수업이나 시범수업에 지정되면 가외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므로 오히려 실제 수업에서는 결손이 생기는 주객전도의 기현상도 벌어진다.
요즘 들어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수업 결손이 최소화 되도록 철저한 보강 및 대체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지시가 아니더라도 보여주기 위한 한 시간의 수업을 준비하느라 막대한 시간 투자와 에너지 낭비는 정말 다함께 고민해 볼 문제이다.
물론 연구수업의 목적이 수업 기술의 새로운 발견과 교육방법의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연구수업이나 시범수업에서 얻어진 수업 기술을 실제 수업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각 교실마다 수업에 필요한 교육 기자재가 충분히 완비된 것도 아니고, 또 진도에 쫓기다 보면 평상시 수업을 1년 내내 연구·시범수업처럼 진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포터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 본다.
즉, 연구수업의 목적이 교사들의 수업 장학에 있다면, 획기적인 수업 기술을 개발한 분이나 아니면 그 분야의 전공 서적을 출간했거나 수업기술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분들이 직접 시연한 동영상을 CD에 담아 학교 현장에 배포하는 것이다. 이렇게만 해준다면 현직에 있는 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이 어려우면 각 교육청별로 실시하는 수업연구대회에서 입상한 분들의 동영상도 좋을 것이다.
선진 교육을 표방하고 있는 전라도교육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담당자들이 학교 현장에 나와 시범수업을 해주고 동영상 CD도 배포해준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다.
특히 정보 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벽지학교나 신임 교사들에겐 이러한 시범수업 동영상은 수업 기술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