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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유학생 1위, 대학 입시열풍도 옮겨갈 판


최근 들어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학생의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 드디어 미국내 180개 외국 유학생 가운데 한국이 8만6626명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9월 말 통계로 우리보다 20배 이상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보다, 국력이 10배나 강한 일본보다 높은 것이다. 2위는 인도(7만7220명), 3위는 중국(5만9343명) 이었으며 일본은 4위, 대만은 5위로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6위), 멕시코(7위)를 제치고 아시아 국가들이 1위에서 5위까지 차지하며 전체의 59%를 점유한 것은 다소 의외다.

중국 유학생도 마찬가지다. 작년 말 중국내 한국 유학생은 3만6천 여 명으로 국적별 순위 1위를 기록하였으며 2위는 일본, 3위는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교육이 잘 발달되어 있고 그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 있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중국에 까지 우리나라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우리 부모의 교육열이 유별나다는 반증이며 그야말로 한국의 유학 열풍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편 미국 통계로 대학과 대학원 유학생은 한국이 3위인 것을 보면 초․중․고등학생들의 조기 유학생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등히 많다는 뜻이 된다. 여기에다 한국은 동반 가족이 총 5만 2천 여 명에 달함으로써 2위를 차지한 인도의 7천 여 명에 비해 가족과 함께 유학하는 학생이 많아 자녀들을 해외로 보내는 ‘기러기 가족’ 현상이 통계상으로 확인된 셈이다.

더구나 내년 하반기에 한국이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 하게 되고, 현행 초등 3학년 영어 교육을 오히려 2학년으로 더 앞당겨 확대 시행한다는 정부안까지 감안하면 이들 유학생 가족 부모 등의 미국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어지간한 미국 사립학교의 한 해 등록금이 1만 5천 달러, 기숙사에 입사하면 3만 5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천 만 원에 달하고 가족과 동반 유학할 때는 이보다 훨씬 비용이 더 든다. 그래도 이런 학교에 유학 보내겠다는 학부모가 줄을 선다니 이미 자녀의 ‘조기유학’으로 생겨난 가정파괴 현상이 비극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이른바 ’기러기 가족‘의 총체적인 비극이 전개되는 기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추세라면 미국에서 한국 학생의 대학 입학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개의 대학들은 소수민족 출신이나 외국 유학생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맞추기 때문에 인종과 출신국가별로 할당하다 보면 아시아 학생은 아시아 학생끼리, 한국 학생은 한국 학생끼리 경쟁하게 됨으로써 미국에 가서까지 입시 전쟁을 치러야할 형편이 된 것이다. 바야흐로 한국의 대학 입시열풍이 미국으로 옮겨감으로써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이 범세계적으로 글로벌화 되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과도한 사교육비, 평준화에 따른 질적 저하,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대학입시 과열까지 우리 교육의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권의 학문과 외국어를 배워 성공하고자 해외로 나가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의 일등 지상주의와 과열된 교육열, 자식에 대한 유별난 애착이 낳은 안타까운 기현상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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