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잠정 중단됐던 일선 학교의 수학여행이 교육부의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시행 방안’ 발표와 함께 7월부터 재개되었다. 대형 참사로 전 국민이 애도하는 차에 교육부가 내렸던 수학여행 일시 중단은 적절한 조치였다. 그러나 이번 참사 이후 수학여행은 문제점이 많으니 폐지하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대두되었다. 대형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비판과 함께 레저문화의 변화에 따라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까지 가족단위 여행이 보편화된 마당에 학교단위의 집단여행은 구시대적이고 무의미하다는 논리이다. 수학여행 존폐 논란과는 관계없이 분명한 것은 이번 참사는 수학여행을 간 것 자체가 원인이 아니다. ‘어른들 잘못’이다. 밝혀진 대로 선박회사의 불법 경영과 승무원의 근무태만이 주원인이었다.여기에 해운계의 정경유착, 해경과 정부의 무책임 등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의 합작품이다. 따라서 마치 학생들의 수학여행 자체나 추진한 학교가 문제 아니냐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위험하기는 육상이든 항공이든 마찬가지다. 사고란 예측 불허한 일이다. 수학여행과 수련활동, 대학 신입생 환영회 사고 등은 어제 오늘의 사례가 아니다. 또 안전사고로 치면 크고 작은 교내 사고
지난 2007년, 서울시교육청에서 일부 교원단체와 함께 현재의 5월 15일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한 적이 있다. 신학년도 시작 전 2월로 스승의 날을 옮기면 학부모들이 ‘내 아이를 잘 봐 달라’는 대가성 촌지가 줄어들 것이란단순한 생각에서다. 당초 전국 시·도교육감 회의와 여론조사 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었으나 반대 여론에 밀려 슬그머니 ‘없던 일’로 했다. 최근 교육 관련 공무원의 부조리를 근절하고 청렴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이른바 ‘촌지수수 신고보상제’ 조례를 입법예고했다가 돌연 철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교육현장에서 부조리 행위 신고 공무원이나 일반 시민에게 금품 · 향응 수수의 경우 해당 액수의 10배 이내, 교육청의 청렴성을 훼손한 신고의 경우 3,000만 원 등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애당초 발상 자체부터가 불순했던 이 생각의 진원지도 다름 아닌 서울시교육청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국가청렴위원회(現 국가권익위원회) 주관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전국 시·도교육청 중 꼴찌를 차지한 기관이다. 전국 330여개 공공기관 전체에서 청렴도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부패지수 1위를 달성한 마당에
우리나라 기념일 중에는 ‘( )의 날’도 있다. 근대교과서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 자리에서 처음 논의가 시작되어, 해방 후 최초의 교과서 「초등 1학년 국어」의 편찬일인 10월 5일을 이 날로 제정했다. 이는 교과서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교과서를 활용성이 우월한 교육매체로 계승·발전시키자는 취지였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희망의 세상에서 ‘철수와 영이’가 함께 공부하고 어린이의 정다운 친구 ‘바둑이’와 어울리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책 탄생일이 마침내 기념일로 부활한 것이다. 이 날은 바로 ‘교과서의 날’이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교과서를 생각하는 정서가 남달랐다. ‘책 중의 책’으로 여길 만큼 교과서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새 책을 받으면 먼저 표지를 정성껏 포장하고, 비를 맞아도 교과서만은 절대 젖지 않도록 애지중지했다. 지독한 가난에 교과서 살 돈이 없어 국어, 산수 책만 주문하거나 헌 책을 물려받아 공부한 사람도 있었으니, 교과서야말로 학창시절 삶의 애환이 담긴 숙명적인 동반자였다. 교과서는 우리 근대사와 함께 가장 오랜 역사를 이어온 대표적인 교육 수단으로써 ‘교과서 보는 눈은 곧 우리교육을 보는 눈’이었다. 그런
교육은 지육(智育)·덕육(德育)·체육(體育), 즉 삼육(三育)이 균형을 이뤄야 바람직하다. 그런데 요즘 선진국에선 또 하나의 소리 없는 혁명이 확산 중이다. 밥상머리교육, 이른바 ‘식육(食育)’이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등의 사회적 요인 때문에 가정에서 식탁교육이 힘들어지다 보니 학교에서 일찍부터 밥상머리교육에 눈을 떴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기로 이름난 이스라엘(유대인) 민족의 교육 비결도 다름 아닌 밥상머리교육이다. ‘밥상머리교육’은 본래 우리나라 교육의 뿌리였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밥상머리에서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 인내, 배려 등 기초적인 사회성을 가르쳤다. 온 가족이 둘러앉은 밥상은 단순히 생명 유지를 위한 식사 한 끼가 아니라 가족공동체의 체험을 통한 전인교육의 장이었다. 따라서 우리교육의 근원은 곧 가정이요, 밥상머리교육이야말로 진정한 사교육이었던 셈이다. 요즘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성이 바로 서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가정이 아니면 가르칠 수 없는 덕목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절반이 경제 활동을 함에 따라 진정한 사교육장인 가정에서 밥상머리교육이 무너진 탓이다. 실제로 초등학생의 16%,
#1950년 6·25전쟁은 우리민족사에 가장 참혹한 시련과 비극을 안겨주었다. 3년간에 걸친 동족상잔의 전화(戰禍)는 전국토를 폐허로 만들며 수많은 인명피해와 이산가족을 남기고도 완전종식이 아니라 멈춘 상태로 우리 앞에 완강히 버티고 서 있다. 남북이산가족 재회의 감격으로 전국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던 인간드라마 ‘특별생방송-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첫 방송이 시작된 날도 1983년 6월 30일이었다. #1987년 6월 9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항거하던 ‘이한열’이란 대학생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숨졌다. 이 사건은 다음 날 6월 10일, 전국에서 민주화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는 기폭제가 되었다. 당시의 함성과 피눈물은 마침내 독재정권을 굴복시키며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일대 분수령이 되었다. 이 날은 공교롭게도 일제치하인 1926년 순종의 국장일에 일어났던 ‘6.10만세운동일’이었다. #1995년 6월 29일, 서울의 한복판 5층짜리 삼풍백화점 건물이 폭격을 맞은 듯 폭삭 가라앉았다. 사망 501명 등 1,4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이 참사는 건국 이래 최대 인적재해로 기록됐다. 경기도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로 유치원생 등 23명의 새싹들이 처참히
지구상에는 매일 1,000명의 사람들이 자살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살하는 사연 또한 하루에 1,000가지나 되는 셈이다. 역사적으로 가롯 유다의 액사자살(목매달아 죽음), 마릴린 먼로의 약물자살, 헤밍웨이의 엽총자살, 이준 열사의 할복자살, 정몽헌 회장의 투신자살, 연예인들의 비관자살과 수많은 의문의 자살까지 그 사연들은 다양하고 또 기구하다. 우리나라는 90초마다 한 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42분마다 한 명씩 죽는다. 하루 평균 34명, 연간 1만 2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오죽하면 북한에서 남한에서의 자살문제를 심각하게 보도할 정도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은 지금 자살 중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과 사회 지도층 인사의 자살 뒤에 청소년의 모방자살이 잇따라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는 연인 로테와 결별한 뒤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 소설이 발간되자, 베스트셀러가 됐고 유럽에서 소설 속의 베르테르를 모방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때부터 어떤 영향력 있는 인
‘스승의 날’은 교사들이 “나를 기념하라!”며 만든 날이 아니다. 50년 전 충남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RCY) 단원이 중심이 된 제자들이 병환 중이거나 도움이 필요한 전·현직 은사님들을 찾아뵙고 위문하는 봉사활동을 벌이면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그 효시였다. 그 후 시나브로 전국의 RCY 단원들이 동참하고 많은 학생들에게 호응을 받으면서 1965년 정부가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법정기념일 ‘스승의 날’로 제정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것을 인간의 기본 도리로 여겼다. 심지어 가문의 족보에도 부모 다음에 스승의 이름을 기록하여 대대손손 그 은혜를 잊지 않으려 했을 정도였다. 서당에서는 학동들이 책 한 권을 다 배우면 ‘책거리’라 하여 스승인 ‘훈장’을 위로하는 잔치를 베풀고, 유월 ‘유두일’에는 부모가 회초리(교편, 敎鞭)를 손수 만들어 스승에게 바치며 매를 들어서라도 자식을 바르게 가르쳐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근의 ‘스승의 날’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학부모는 촌지나 선물 스트레스로 속앓이를 하고, 교사는 교사대로 해묵은 학원부조리의 집중 거론으로 자존심과 사기가 꺾이는 날이다. 그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등 법정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이다. 모두 삶이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소중한 기념일들이다. 특히 어버이날은 ‘전통 가족제도를 계승 발전하고, 어버이와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자’는 고귀한 뜻으로 1956년 ‘어머니날’로 제정된 이래, 1973년 현재의 ‘어버이날’로 개칭되어 기념해오고 있다. 취업 포털 사이트 ‘커리어(www.career.co.kr)’가 지난 해 직장인 1,574명을 대상으로 5월 기념일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날’을 묻는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6.7%가 어버이날을 1위로 꼽았으며 근로자의 날(11.1%), 어린이날(5.5%)을 비롯하여 부부의날, 스승의날, 성년의날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싸이월드(www.cyworld.com)’에서는 네티즌 4만여 명에게 5월의 기념일 중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한다면 어떤 날을 택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 결과, 현재 법정공휴일인 어린이날을 선택한 응답자는 4.7%에 불과한 반면 어버이날을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의 54%로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어버이날이 공휴
대학진학률이 무려 88%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에서 입시제도와 공교육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대학입시는 단순히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인생의 진로를 결정짓는 갈림길이다. 그러다 보니 대입제도에 한번 손을 대면 유아·유치원 교육까지 흔들리는 나비효과가 발생할 정도이다. 광복 이후 약 60년 동안 정권이 6차례 교체되면서 입시제도는 15차례, 전형 방법은 16차례, 교육장관은 무려 50명이나 바뀌었다. 이는 1990년 제정된 입시제도를 지금까지 유지하며 새로운 제도 하나를 바꾸기 위해 평균 13년에 걸쳐 준비하는 일본, 200~300년 동안 한 틀의 입시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 독일 등과 대조적이다. 우리의 경우, 입시제도가 평균 4년 꼴로 바뀌고 대학 신입생 정원이 고교 졸업생수를 초과하는 ‘대입정원 역전’ 시대가 되었지만, 입시지옥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급작스럽고 잦은 대입제도 변경은 결국 고교교육을 비롯한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어 왔다. 바야흐로 또 다시 대입제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최근 KAIST가 입학 정원의 15%를, POSTECH(옛 포항공대)이 모집 정원 전체를 학교장 추천과 면접만으로 뽑는 ‘입학사정관제
매년 졸업식 때가 되면 ‘전통’이나 ‘추억’이란 명목으로 낯 뜨거운 ‘졸업식 뒤풀이’가 벌어진다. 밀가루와 날계란에다 케첩, 식초, 간장까지 심지어는 소화기 분말을 뒤집어 쓴 교복을 가위이나 칼로 찢는 ‘교복 환송식’이 유행처럼 돼버렸다. 그들은 교복 규제에서 자유롭게 벗어나는 것이 마치 구속의 틀 속에서 탈출하여 완전한 자유를 찾는 것으로 여긴다. 정든 교정을 떠나기가 아쉬워 선생님, 친구들과 촌스러운 기념사진을 찍고 가족들과 함께 자장면을 먹으며 섭섭함을 달래던 졸업식 날 풍경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됐다. 그동안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학교생활에도 많은 자율을 도입하면서도 학생의 신분과 소속감·유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으로서 교복은 오랫동안 학생의 공식적인 정장 역할을 해왔다. 근대화시기를 보낸 40대 이상 기성세대에게 교복은 학창시절을 기억시키는 대표 아이콘이다. 황금색 단추와 스탠드칼라의 남학생 교복, 하얗게 풀 먹인 칼라와 무릎을 덮는 긴 치마의 여학생 교복이 일반 사양이었다. 특히 여학생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장 먼저 상의의 칼라만 떼어 풀을 먹여 빨고 다려입는 일이 중요한 일과였다. 교복은 최초의 서양식 학교가 설립된 개화
독수리는 평균수명이 약 70년으로 가장 오래 사는 새이다. 그러나 독수리가 70살을 살기위해서는 40살 정도 이르렀을 때 신중하고도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이때가 되면 부리는 턱 밑으로 휘어지고, 발톱은 굽어진 채로 굳어져서 먹잇감을 잡기 어려워진다. 두꺼워진 깃털로 날개도 무거워져 날아다니는 것 자체도 어려운 짐이 된다. 이때 독수리의 선택은 두 가지 밖에 없다. 1년쯤 더 살다가 그냥 죽든지, 아니면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모험을 거쳐 30년 더 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생명 연장을 결단한 독수리는 산꼭대기로 올라가 절벽 끝에 둥지를 틀고 전혀 날지 않고 먹지도 못한 채 자기혁신을 시도한다. 우선 자신의 낡고 구부러진 부리를 바위에 쪼아 으깬다. 오랫동안 기다려 새 부리가 돋아나면 이번에는 그 부리로 굽어져 못 쓰게 된 생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때 온 몸은 피투성이로 얼룩진다. 마지막으로 새 부리와 발톱으로 낡은 깃털을 모두 뽑아낸다. 이 목숨을 건 모험에 약 150일이 소요된다. 새로운 발톱, 새로운 깃털, 새로운 부리로 변신한 독수리는 비로소 생명을 30년 연장하여 70년을 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환골탈태’요, ‘거듭남’이다. ‘환골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자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전국 초·중·고에서 동일한 시험을 실시해 사상 처음으로 그 결과가 지역별로 공개됐다. 평가 결과, ’강남을 이긴 시골학교’라고 대서특필됐던 ‘임실의 기적’이 ‘성적조작’이라는 어이없는 코미디로 밝혀지면서 가장 인간적이어야 하고, 정의를 배워야 하는 교육계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서둘러 비리 관련자를 징계하고 승진되는 교장 발령도 철회했다지만 철없는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애꿎은 학생들의 마음에 남겨진 상처는 영영 지울 수 없다. 이번 평가는 ‘국가수준에서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파악하고, 학력격차 해소 및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교육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었다. 평가결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파악하여 학력격차를 해소하고, 교사에게는 수업개선 자료를 제공해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당초의 의도와 목표와는 달리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째, 사람들은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학교교육 정상화’라는 희망을 찾았을 것이다. 사교육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큰 소리 친 사람들은 평가결과의 적나라한 공개가 그런 세상을 이끄는 ‘만병통치약’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속이 후
최근 도저히 현실에 있지 않을 것 같은 드라마가 지금 대한민국의 소녀에서 아줌마까지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 만화를리메이크한 KBS2 ‘꽃보다 남자’ 신드롬이 온·오프라인을 강타하면서 ‘월요병’을 잊게 하고 귀가를 재촉하는 드라마가 되고 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서민 집안의 한 소녀가 어머니의 허영심으로 부유층 자제들로 가득한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 초 상류층 명문고에 입학해 꽃미남 재벌 소년(F4)들과 만나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이다.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재능과 화려함,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꿈만 같은’ 상류사회의 모습은 대개는 평범할 수밖에 없는 일반 청소년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에 충분한 스토리이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 드라마 내용을 모르면 대화가 통하지 않을 정도란다. 벌써부터 인터넷 쇼핑몰 등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주인공들의 헤어스타일, 의상, 액세서리가 인기 폭발이다. 드라마 속의 해외 촬영지인 남태평양의 뉴칼레도니아는 벌써부터 예약이 넘치고 있다니 경기불황도 ‘꽃보다 남자’는 피해가는 셈이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은 재벌 2세에다 골프, 승마, 클레이사격, 스쿼시, 피아노 연주, 댄스, 수영, 테니
학교폭력과 기물파손, 교사에 대한 거친 반항, 마약 투여나 밀거래, 심지어는 갱단 가입 학생, 총기난사사고 등 온갖 범죄와 낙제생의 집합소였던 美LA조던고등학교에 ‘스티븐 스트래천’이라는 흑인 교장이 부임했다. 그가 모두가 기피하는 ‘문제학교’에 부임하여 가장 먼저 한 일은 학교의 ‘권위’를 살리는 일이었다. ‘학교에서만은 사소한 규칙 위반에도 관용을 베풀지 않고, 잘못을 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미국식 체벌주의 ‘제로 톨러런스(zero tolerance)’를 도입했다. 이른바 ‘무관용 정책’으로써 학교에서 교칙을 엄하게 적용했다. 잘못한 정도에 따라 교실추방, 가정근신, 정학 등 평년보다 대폭 많은 징계 처분을 내리면서 엄격하고 강한 벌을 통하여 교내생활에서 ‘죄와 벌’의 상관관계를 확고히 한 것이다. 그 결과 비행과 결석률이 놀랍도록 감소하고 졸업시험 통과 비율과 주(州)학력평가시험 성적도 크게 향상되는 등 학교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문제학교’가 불과 2년 만에 모두가 가고 싶은 ‘선호학교’가 되자 ‘미국 교육 살리기’에 앞장서 온 빌게이츠 자선재단이 150만 달러를 지원했다. 지난 해 美 LA타임스에 소개된 학교경영 성공담이다
한국은 교육열이 세계1위 국가이다. 국민 모두가 ‘교육전문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덩달아 입시제도가 요동치고 대학은 그 틈새를 교묘히 악용한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생·학부모는 불안하고 학교는 긴장한다. 정부가 약속한 2012년 대학입시 완전자율화를 앞두고 그동안 눈치만 보고 있던 대학들이 입시전형의 윤곽을 하나둘 드러내고 있다. 연세대가 가장 먼저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2년부터 정원의 50% 이상을 뽑는 수시전형에 ‘대학별고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중요 전형요소가 완전히 다른 ‘본고사형’ 수시와 ‘수능형’ 정시 모두를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의 부담 가중이 불가피해지는 방안이다. 연세대의 ‘대학별고사’는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로 결국 공부 잘하는 우등생을 뽑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이다. 역대 정권이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고수해오던 대학입시 ‘3불정책’ 폐지를 가장 먼저 치고 나온 것이다. 이에 비해 고려대는 “현재의 교육은 입시를 위한 공부이지 진정한 교육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뽑는 경쟁’보다 ‘가르치는 경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세대의 ‘대학별고사’ 부활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