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크고 작은 일들로 교사들끼리 공식, 비공식으로 토론을 벌이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학기초가 되면 그런 일들이 자주 생기게 마련인데, 새학년이 되면 새로 전입해온 교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공립학교 교사라면 누구나 느끼기도 하고 지나쳐 오기도 한 사실 중의 하나가 바로 전입 첫해에는 모든 것이 어색하다는 것이다.
올해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는 무려 18명의 교사가 새로 전입해 왔다. 중학교 치고는 많은 인원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학교체제에 다소 적응이 안되는 면이 있다. 사실 모든 학교가 똑같은 부분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상당히 많다. 큰 틀은 같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들이 있는 것이다.
특히 새로 전입해 가면 이상하리만치 전입전의 학교에 비해 장점보다는 단점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아마도 이 부분은 대부분의 교사들이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다가 어느덧 1년여가 흘러가면 새로 전입해 오는 교사들의 불만스런 이야기를 들으면 왜 저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들도 또 1년 후에는 같은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새학기 초에는 여러가지 문제로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토론을 벌이는 경우가 많게 되는데, 교사들의 토론은 시간 가는줄 모를 만큼 길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서로의 입장에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을 원론적으로 생각해 보면 별로 큰 이슈도 아닌 경우가 많다. 그래도 격론을 벌이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전에도 학생들의 시험과 관련하여 몇명의 교사들이 토론을 벌인적이 있다. 각자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정리하고 그렇게 하면서 시간이 흘러갔다. 결국은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를 한 교사가 하면서 토론이 종료되었다. '참으로 교사들은 어떤 이슈가 있으면 할 이야기들이 정말 많습니다. 누구하나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교사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우리학교 A교사의 말이다.
'그것이 바로 전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아무것도 모르면 아무런 이야기도 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우리학교 B교사의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 말이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분야에 전문성없이 토론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어떻게 생각을 하더라도 교육의 전문성은 필요한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사들끼리 토론을 하던, 어떤 경우라도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의 전문성은 인정받아야 한다. 또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사들도 끊임없이 전문성 신장에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