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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담임제도 이대로 안 된다

최근에 교육부는 새로운 안을 계속 언론에 흩뜨리고 있다. 부교장 제도, 수석교사제도 등 교사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수석교사제를 시행한다고 하였으면 그 안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서서히 나와야 하는 데도 부교장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하여 교감들의 불만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좋은 것 같지 않다.

교장초빙제도도 그렇다. 교장초빙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여러 방안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여 시행하는 방안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학교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담임제도다. 학교에서 가장 기초적인 학급담임제도가 무너지고 있고, 그에 따라 학생의 생활지도와 교과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교문제가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현 실정인데도 수석교사제, 부교장제도 등의 논의가 학교사회를 바르게 진단하고 있는 것일까?

학급담임 기피는 무사안일주의의 전형

어느 집단이나 어느 체제나 그곳에 속한 구성원들의 개성은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McGregor는 인간의 특성을 두 계층으로 분리한 바 있다. 스스로 노력하는 인간과 그렇지 않는 인간이라는 두 유형으로 나누면서 스스로 노력하는 인간은 어느 그룹에서나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많고 많은 사람들. 아니 많은 교사들과의 생활을 통해 느끼고 들은 바 있다면, 그것은 현실에서의 만족을 얻고자 하는 특성이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 남보다 앞서고자 하는 경쟁의식을 가지기보다는 서로 즐기면서 어우러져 살아가고자 하는 이가 많은 것이 교사 집단의 한 특징인지도 모르겠다.

교사가 담임을 하는 것을 싫어하는 의식이나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이 문제는 보통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다른 의도로 해석하면 교사가 학생을 외면해 버리겠다는 것과 같은 처지가 아닌가? 교사는 행정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채용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행정의 일은 하지 말아야 된다는 의도도 아니다. 다만 교사가 학생 담임에 기피증이 일어나고 자가만의 영역을 지키면서 더 이상 다른 것에 관심을 쓰지 않는다면 기존의 학교 체제는 근본적으로 대수술을 할 필요가 있다. 학생을 지도하고 이끌어 가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시켜 주려는 의지가 없는 담임교사가 다수를 차지한다면 그것은 교육부가 교사를 잘못 채용했거나 아니면 교사 자신의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제는 담임교사에 대한 새 대안이 필요한 극한 시점에 이르렀다. 무사안일주의 사고에 빠져있는 교사에게나 그렇지 않는 교사에게나 똑같이 성과급을 주는 것도 문제가 있다. 교사의 승진에 있어서도 최소한 10년은 담임으로서의 경력을 갖추어야 하는 안과 그 경력에서 80%이상을 ‘우’이상의 근평을 받아야만 하는 단서 조항을 덧붙일 필요가 있다.

담임을 기피하는 현 체제에서 담임제도가 형식으로 치우치면 치우칠수록 중고등학교 담임체제는 지금의 상황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자라나는 후세를 길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는 상황에서 담임이라는 존재가 부실하여 생활지도도 인성교육도 팽개쳐 이제는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교과지도에 대한 도전까지 받는다면 이는 교권의 흔들림은 물론 앞으로는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조차 든다.

담임에 대한 파격적 승진 조건을

이대로 학교체제는 안 된다는 말은 이미 학교사회에 파다하게 확산되고 있다. 학생의 지도에 앞장서야 할 교사가 학생•학습지도에 흠이 있다고 한다면 이미 학교는, 담임교사는, 교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보다는 논밭에 허수아비로 취급될 것이다. 교육부는 교사 승진과정에 담임으로서 활동하는 동안 학급에 두드러진 공적이 있었던 것은 승진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점수를 얻기 위해 시골학교로 몰려드는 현상도 방지하여 시골학교의 고령화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현 학교체제는 더욱더 빠르게 무너져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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