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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수학여행 이대로 좋은가

학창시절의 아련한 추억중 입가에 미소를 머금케 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수학여행(요즈음은 체험학습활동이라고 말하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수학여행이라고 칭한다)이 아닌가 한다. 특히 요즈음같은 5월은 가히 수학여행의 정점을 이루는 때가 아닌가 싶다.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보면 중학생의 경우는 경주나 설악산이고 고등학교는 대개가 제주도를 많이 다녀오기도 하나 일부는 설악산을 다녀오기도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렇게 학창시절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수학여행이 때로는 씁쓸한 뒷말을 남겨 서운한 감정이 드는것은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나 직원인 필자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점은 이전에도 간헐적이긴 하지만 리포터들도 지적했듯이 조금 심층적으로 접근해 보고 문제점을 제시한 후 대안을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수학여행(修學旅行)이라 함은 학교내에서만 배울수 없는 것을 현장에 찾아가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활동이다. 단순히 놀러가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백번 듣는것 보다 한번 보는것이 교육에는 더 좋기 때문이다. 더욱이 입시와 빡빡한 생활에 시달렸던 학생들에게는 집단의 규율에서 일탈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율적인 생활도 할 수 있으니 더욱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장점을 가진 수학여행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계획이 부족하여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 한번 그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한다.

첫째,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은 천편일률적인 수학여행 장소와 프로그램이다. 이는 많은 학생들을 숙식시키고, 관람시킬 곳이 몇몇 곳에 불과하다는 이유를 들 수도 있겠지만 조금 다른 각도에서 아래의 사례를 본 다면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

한겨레신문 2006.5.8 기사를 보면,
전남 ㅁ고 교사인 이아무개씨는 동료교사들과 함께 지난해 여행업체를 통하지 않고 수학여행을 준비했다고 한다. 교사들이 수학여행지에 미리 가서 숙소를 직접 둘러본 뒤 가장 쾌적하고 저렴한 곳을 고르고, 일정에 맞춰 식당도 정했다. 우선 틀에 박힌 장소 대신 경기, 충청, 전라권에 걸쳐있는 유적지를 둘러보는 코스로 짰고, 자동차 회사 견학, 험하지 않은 산 등산, 유명 놀이공원 유람 등의 일정을 넣었다고 한다. 기존 여행업체에서 정해준 대로 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입맛에 맞도록 식사 주문도 했고, 도시락을 맞추기도 하였다. 또한, 식당에는 교사들의 식사를 공짜로 준비하지 않도록 말 했다고 한다. 학생들의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고 한다. 잠자리와 먹거리에 만족했고 알차게 여기저기를 돌아봤다고 한다.

자, 위의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 도출되고 해결책도 나온다. 수학여행의 주도권을 관광업체에 넘김으로 인해 교육목적에 맞는 프로그램 실현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심지어 교직원들이 리베이트를 챙기려고 수의계약 쪽으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심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소수의 사례이긴 하지만 퇴직 교장이 업체를 끼고 영업사원으로 뛰면서 수의계약을 하는 조건으로 학교에 리베이트를 건네다 물의를 일으킨 경우도 있었다.

해결책으로는 우선 담당 교사의 수학여행에 대한 의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단지 사고가 덜 나고, 안전성이 검증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천편일률적인 장소 선택과 프로그램은 이제 재고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청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생각을 달리하여 지자체와 연계하여 좋은 역사유적지에 대한 소개를 받아 새로운 수학여행지를 발굴하여 단위학교에 조언해줄 필요성이 있다.

둘째, 말하기 거북한 수학여행을 둘러싼 검은돈이다. 부인하려고 해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수학여행시 업체나 숙박업소에서 건네는 이른바 ‘수고비’다. 필자 또한 중학교 직원으로 있을때 수학여행 인솔시 주저하였지만 받은 부끄러운 기억이 있다. 크든 작든간에 그 금액은 거의 1인당 10만원꼴은 된다. 받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교직원들의 출장비에서 업체에 숙식비를 입금하면 업체에서 이를 되돌려주는 방법이 가장 흔하다.

문제는 이러한 수고비가 순수한 의미에서 건네는 돈이냐는 것이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것은 수고비가 아닌 ‘리베이트’가 맞다. 다음해에도 수학여행 단체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학교 교직원들에게 건네는 일종의 뇌물인 것이다. 더욱이 수학여행을 가는 교직원들은 모두 관외출장을 달고 가며, 시간외 수당까지 챙기기 때문에 검은돈을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업체들이 건네는 이러한 리베이트에는 학생에게 부과되는 수학여행비에 얹혀지기 마련이므로 궁극적인 피해자는 수혜자여야 할 학생이 된다. 대개 검은돈은 합계액으로 일백여만원에서 이백여만원이 건네지는데 이러한 검은돈은 애초부터 수수하지 말아야 하며, 학생들의 식사 질을 높이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수학여행비를 면제하는데 노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검은 돈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업체를 통한 수의계약 보다는 조금 업무가 늘어나고 귀찮을 지라도 전자입찰 계약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행건수는 극소수라고 한다. 앞서 말한 전남 ㅁ고도 올해에는 수의계약을 통해 여행업자를 선택해 추진했다고 한다. 물론 계약 방법이 수의계약이라고 해서 반드시 부정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투명하게 공개하고 추진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수학여행 후 시행하고 있겠지만 수학여행에 대한 느낀점과 개선할 점을 학생들로부터 건의받아야 할 것이다. 단순한 기행문이 아닌 몸으로 느꼈던 점들을 학생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교육활동이 있었으면 한다.

끝으로 즐겁고 신나야 할 학생들의 수학여행이 몇몇 개운치 않은 사례를 열거함으로 인해 열심히 노력하고 인솔하였던 교직원들에게 멍에로 다가오지 않는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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