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그리고 대통령, 국회의원을 비롯한 국가지도자님!
우리들은 가끔 이런 말을 씁니다.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자발적, 능동적,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에게는 찬물을 끼얹는 말이지요. 그러나 자신이 행하는 것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 줄도 모르고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사람에게 이 한마디의 말은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 옵니다. 다만, 이 말의 의미를 알고 수용 자세가 갖추어졌을 때 통하겠지요.
웬 엉뚱한 소리냐고요? 학교 실정도 모르고, 교원들의 정서도 모르고, 교단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도 모르고, 교육의 근본이 뭔지도 모르고 어설프게 알고 있는 얇은 지식으로 교육에 뭔가 업적을 남기겠다고 학교를, 또 선생님을 도와준다는 허울 좋은 미명 하에 입법을 하는 국회의원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 입법 예고한 법안으로 교단에는 흉흉한 바람이 불어 단 하루 편한 날이 없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하더니만, 교육에 설익은 관심만 많은 국회의원으로 우리나라 교단은 매서운 찬바람이 휘몰아칩니다. 어쩌면 폭풍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 바람으로 기둥이 뿌리째 흔들리고 교단이 계속 망가져 가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기에 하는 말입니다.
또 이런 말도 있습니다. "섣불리 아는 것은 아예 모르는 것만도 못하다."
50배 과태료 내는 선거법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지만 상황과 대상에 맞게 해야지 엉뚱하게 교육에 적용하다 보니 별 해괴망측한 것들이 인터넷에 기승을 부려 추락하는 교권에 속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진수희 의원 홈피 "교사는 인질범" 등 비방 난무』라는 한교닷컴 기사를 보고 하는 말입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정치지도자의 현 주소이고 실태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교장공모제, 무자격교장 초빙제, 교장선출보직제, 교장자격증제 폐지, 교감직 폐지 등 일련의 승진체제안을 내 놓았던 열우당, 한나라당, 민노당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분들의 실명은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언제까지 이런 막나가는, 무식하고도 용감무쌍(?)한 국회의원들 행태를 지켜보아야 하나?" 내쉬는 게 한숨입니다. 우리나라의 앞날이 어둡기만 합니다. 민주화 잘 되면 무엇합니까? 어디다 씁니까? 국민들 정신은 이미 피폐화되고 교육은 망가지고 나라는 수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잘 살기'는 애당초 글러먹은 것 아닐까요?
하기사 국가 최고지도자의 교원 폄하 발언이 그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으니 국회의원들 탓해야 무엇 하겠습니까? 그러나 '그게 아니다' 하고 올곧은 목소리 내는 국회의원들 나올 만도 하지 않나요? 저의 기대와 소망이 연목구어인지요?
또 이런 생각도 하여 봅니다. 수원수구(誰怨誰咎)?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랴'라는 말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런 지도자를 뽑았습니다. 사람을 보는 눈이 거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수준이 거기에 머문 결과입니다.
그래서 결국엔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지도자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을 능가할 수 없다." 여하튼 지도자 잘 뽑아야 합니다. 오는 5월 31일 선거가 있기에 이 말이 더욱 절실히 다가옵니다. 사람을 볼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득표만을 의식하고 편가르기를 전략으로 써 먹는 것, 이제 국민들은 가려 낼 줄 알아야 합니다.
한교닷컴 기사 『촌지근절법 논란…추락하는 교권』(2006.5.21) ‘학교촌지금지법’에 대해 찬반 측의 욕설과 비방이 가열되면서 도마 위에 오른 교권이 벌써부터 난도질 당하고 있다는 슬픈 소식을 보고 일개 중학교 교감으로서 한 마디 올립니다.
국민 여러분! 부디 한 귀로 흘려 듣지 마시고 이번 선거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칭 지도자님들은 정부정책에, 입법활동을 함에 있어 "그 분야에 대하여 잘 모를 경우,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그 분야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를 꼭 유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교육에 대해 뭘 모르시면 쓸데 없이 일 벌리거나 들쑤시지 말고 조용히 교육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고 고개를 끄덕여 달라"는 겁니다. 그게 '애국'입니다. 주제 넘은 말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소중한 한 표, 잘 행사 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