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무슨 일(?) 저질러서?"
"고소, 고발 등 법정 소송에 휘말려서?"
"어라, 그런 분이 전혀 아닌데?"
그 분과 전화 통화 중, 검찰청에 와 있다는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역시 내 불길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남을 도와주려고, 봉사하려고, 좋은 일하러 검찰청에 출근하신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우리 선생님들, 퇴직 후의 생활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내 일이다. 건강, 경제, 행복 등 노후 생활도 그렇지만 '일거리'가 문제다. 교직 경험을 살려 뜻 있는, 보람 있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 했으면 하는 희망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러나 일거리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인광기 교장(64). 아니 현재는 인광기 수원지방검찰청 소속 시민옴부즈만이다. 그는 40여년을 교단에 봉직하고 2004년 2월 수원여고에서 정년퇴직하였다. 그 전에는 고양교육장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그는 퇴직 후 2004년 9월 수원지검장으로부터 봉사직인 시민옴부즈만으로 위촉되어 3년차에 이르고 있다. 매주 2회, 검찰청으로 출근한다. 그가 하는 일은 검찰의 수사나 민원처리에 관한 시민의 의견을 직접 듣고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하여 시정을 요구한다.
그가 상담기록부를 작성하고 제출한 의견은 검찰 운영 및 제도 개선에 반영하고 조치 결과를 구두나 서면으로 통보받는다. 그가 만나는 사람은 보통 월 10여명 정도. 이것은 직접 만나는 경우고 전화상담이나 검찰청 홈페이지(
http://suwondpo.go.kr) 인터넷 상담까지 합하하면 그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상당수에 이른다.
"검찰이 고압적, 위압적 태도가 아닌 친절한 검찰로서 시민의 곁으로 다가가는 제도입니다."
"경찰관, 검사가 피의자 수사나 조사 시 불공정하다고 느끼고 억울함을 하소연하거나 일반 시민들의 민원 불친절을 시정 요구합니다."
생소한 용어인 '시민옴부즈만'이 무엇이냐고 묻는 리포터의 물음에 그가 답한 말이다. 물론 보람도 많고 기억에 남는 사건도 많다고 한다.
"법을 잘 모르거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여 피해를 보거나 변호사나 법무사를 선임할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쁨은 매우 큽니다. 검찰 직원들의 태도도 과거와는 다르게 매우 친절해 진 것도 피부에 와 닿습니다."
정년 퇴직 후 활동, 지금부터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지? 찾아 보면 평생 봉직한 교직경험을 충분히 발휘하고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좋은 봉사활동이 많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노력이 필요하다.
인광기 시민옴부즈만. 그의 퇴직 후 봉사정신에 고개가 수그려진다. 항상 겸손하게 사람을 대하고 매사 정성을 다하는 그. 교직생활 중에도 존경받는 사도상을 실천했던 그이기에 그의 활동에 더욱 믿음이 간다. 그의 활동은 검찰의 이미지 개선에도 크게 이바지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