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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조적'이라는 단어 유감(有感 )

"누가 누구더러 교조적(敎條的)이라 하는가?"
"저런! 자기 자신에게 해야 할 말을 국민에게 외치고 있으니…."
"자신의 행동이 교조적인 줄 모르고 남의 정상적인 행위를 교조적이라고 하다니…."

노 대통령의 13일 국무회의 발언 "저항 없는 개혁은 없다. 부동산, 교육 개혁과 관련해 교조적(敎條的) 논리로 정부 정책을 흔드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말을 두고 떠오른 생각이다.

언론의 정상적인 활동을, 또 국민들이 국정 운영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 대하여 대통령이 ‘개혁에 대한 위험한 저항’이라고 경고하는 것 자체가 모양이 우습다. 허공 중에 울려 퍼지는 헛소리로 들린다. 민주적 지도자의 모습과 거리가 한참 멀다.

민심이 집약 표출된 5.31 지방선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하는 태도가 아니라, 개선책을 모색하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국민의 뜻과는 상관 없이 '내 갈 길을 가겠다'는, 국민을 무시하고 노골적으로 깔보는 위험천만한 독선이요, 오만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대다수 국민이 현재 국정의 방향이 잘못되었으니 진로(進路)를 바꾸라고 명령을 내렸음에도 오기로 기존 정책을 그대로 밀고나가겠다니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정도다. 최고지도자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자기 생각, 자기 의견만이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신봉하는 교조주의 태도에 다름 아닌 것이다.

노 대통령은 ‘교조적 논리’로 정부 정책을 흔든다고 비난했지만 누가 누구에게 하는 발언인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교조적 논리’에 대해 “세상은 변하는데 과거의 개념과 사고에 빠져 그것만을 읊조리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꿈보다 해몽이 그럴 듯하다.

대통령은 잘못 인식된 사고(思考)에서 출발하여 잘못된 용어로 사고(事故)치고, 대변인은 보충 설명으로 '대통령의 말'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여, 낱말의 뜻을 새롭게 정의 내려 수습하기에 바쁘다. 이번이 한 번이면 말도 안 한다. 대통령의 사고(思考) 수준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세상의 변화에, 세계사의 흐름에, 민심의 변화에 눈감고 과거에 빠져 민의(民意)를 묵살하고 세계사에서 실패가 증명된, 철지난 좌파 교조주의를 답습하는 쪽은 과연 누구인가? 언론인가, 아니면 노 대통령인가? 국민들에게 물어보았으면 한다.

요즘 여당 안에서는 경제 정책, 교육정책 등과 관련해 실용 노선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내부에서는 이를 억누르려는 다른 목소리 또한 크다. 모처럼 민생경제를 챙기고 실사구시로 나가려는 움직임에 대해 서로 발목을 잡아 우와좌왕하는 그들은 이미 개혁세력이 아닌 것이다. 실용주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발목을 잡는 쪽이야말로 교조적 미망(迷妄)에 사로잡힌 포로들이 아닌가?

또, 노 대통령은 27개 대학 총장과 만나 고교평준화와 내신 위주의 입시를 강조하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정부가 틀을 짠 대학 입시제도를 강요해 놓고, 대학입시에 규제를 계속 가하면서 “대학 자율을 최대한 존중하는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앞뒤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발언에 일관성이 없으며 영 말이 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대통령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민심 떠난 것에 관심을 두지 않듯이 국민들도 대통령의 발언에 무감각하다. 기껏 반응을 보이는 것이 '콧방귀'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교육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련의 하향 평준화 정책 등을 고집하는 것이 바로 교조주의 아닌가?

그러고 보면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저항하고 있다. 대통령이 변해야 하는데 본인은 변하지 않고 국민들이 변하라고 요구를 한다.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안 쫒아가면서 오히려 국민들이 따라오라고 한다. 대통령이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주객이 바뀌어도 한참 바뀐 상황이다.

어쩌면 대통령의 남은 임기 20개월 동안 국민이 바라는 변화는 불가능한 것인지 모른다. 슬픈 우리나라 현실이다. 지도자 잘못 뽑은 대가치고는 참으로 혹독하다. 여당의 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 앞으로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는 틀려 먹었다고 과언은 아니다. 기대했다가는 실망만 더해갈 판국이다.

국민들은 단단한 교조주의 장벽에 가로막혀 숨이 막힐 지경이다. 교육도 숨쉬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일 계속되는 무자격 교장 공모제를 비롯해 교육부와 교육혁신위의 교육 짓뭉개기, 교육 깔아 뭉개기, 교육 전문성 무시 정책으로 교단과 교육이 망가져 가고 있다. 나라가 망가져 가고 있기에 답답해서 하는 말이다.

대통령, 용어의 뜻부터 다시 공부하라고 하고 싶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 대통령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자신의 잘못 깨닫기, 그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가? 제대로 된 교육을 제대로(?) 받았으면 그것이 가능할 터인데….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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