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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나는 오늘 선생인 것이 부끄럽다


한 초등교사가 장애학생을 수시로 무차별 구타하고, 부모로부터 거액의 촌지를 뜯는가 하면, 학생 엄마를 성희롱까지 했다는 모교육청 게시판에 올린 글이 유포되어 일파만파의 홍역을 예고하고 있다. 글 내용 중

조카는 매일 엄마한테 떼를 쓰고 있습니다.
"엄마 수갑 사줘"
"수갑은 왜?"
"우리 선생님 수갑채워 경찰서에 보내게.." 라는 대목에 이르면 차라리 눈을 감고 싶다. 해당 교사는 이미 사직서를 낸 상태라고 하지만 누리꾼의 분노는 구속수사를 위한 서명까지 받고 있으니 이 노릇을 어찌할까?

이틀이 멀다하고 터지는 교단의 사건들 앞에서 망연자실하다는 말밖에는 더 할말이 없다. 사건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체벌과 거액의 촌지수수, 성희롱까지 더해졌으니 뭐라고 변명할 여지조차 없다. 이것도 시간이 가면 잊혀지기를 바라며 조용히 숨죽인 채 교실만 지키면 되는 것인가?

나는 오늘 선생인 것이 참으로 부끄럽다. 나도 며칠 전까지 체벌을 했다가 스스로 괴로워했던 시간을 겨우 이겨냈다. 지난 스승의 날에는 작은 선물을 받고 마음이 편하지 못해서 전체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으로 마음의 짐을 덜기도 했으니 나도 체벌과 촌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니 한숨만 쉴뿐 편을 들어줄 수도, 변명을 해 줄 수도 없다. 그저 유구무언이다.

혁신을 부르짖고 교원평가를 외치며 교장공모제로 압박하는 사이에 터져나온 이 사건은 악재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아! 이 노릇을 어찌할까? 선생도 한 인간이니 실수할 수도 있다고 강변하기에는 너무나 뼈아픈 사건이다. 날아오는 돌을 무엇으로 받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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