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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돈줄’과 ‘인사권’이 교육부의 무기?

경제관료 출신인 현 교육부총리가 임명될 때 교육계는 물론 사회 일각의 우려가 컸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은 ‘교육은 산업이다’라며 교육 문외한인 교육부총리를 탄생시켰다. 대통령의 고집대로 경제관료가 경제 논리로 교육행정을 한 결과 교육현장은 지금 난장판으로 변해버렸다. 교육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여 교육의 올바른 미래를 실현해가야 할 교육부가 코드정치와 경제 논리에 따라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교육부가 발표하는 정책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실망스럽다 못해 분노가 느껴질 정도다. 교육현장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을 정도로 갈등과 불신으로 혼란을 빚고 있다.

교육은 경제가 아니어서 단순한 산술적 판단이 아닌 교육적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결과다. 그러나 교육계의 혼란이 대통령과 교육수장의 이런 잘못된 교육 철학이 낳은 부작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공교육과 교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최근 2008학년도부터 외국어고의 신입생 선발에 있어 지역을 제한하는 거의 협박성에 가까운 조치가 터져 나왔다. ‘공영형 혁신학교’ 등을 내세워 ‘공모교장제’ 시범운영도 강행했다. 전국 24개 대학에서 내신 50% 이상 반영을 강요하여 항복을 받아내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학생 수 60명 이하인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겠다고 발표했다. 농산어촌 전체 학교의 33%를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외에도 대학입시제도 변경을 비롯하여 교원평가제, 방과후학교 등 하루가 멀다 않고 충격적인 교육정책들을 쏟아 내놓고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미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런데 교육현장의 의견수렴이나 논의 절차 없이 밀어붙이는 정책 뒤에 꼭 따라붙는 것이 있다. 재정지원 차등과 인사상의 불이익을 앞세운 으름장이다. ‘돈줄’에다 ‘인사권’이 교육부의 무기인 셈이다. 대학과 공교육을 관장하는 시도교육청을 예산과 인사권으로 목조이면 ‘대한민국에 안 되는 일이 어디 있냐’는 계산인 듯하다. 경제관료 출신 교육부총리다운 계산법이다.

교육부가 독선적인 교육정책들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민이 낸 세금을 ‘압력’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올해 교육예산은 29조 1000억 원, 이 돈을 모두 교육부가 주무른다. 그뿐인가, 2012년까지 무려 2조 300억 원을 나눠주는 대학의 ‘BK 21’ 사업 예산 등 국립대의 재정과 인사권을 쥔 게 교육부다 보니 대학과 시도교육청이 교육부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전국 16개 시도의 1만여 교육기관은 정부 손아귀에서 한 뼘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교육의 ‘敎’자도 모르는 이들이 교육부에 앉아서 ‘돈줄’과 인사권‘을 쥐고 주물럭거리니 이 나라의 교육이 제대로 될 리 없다. 교육부의 교육행정관료들은 본연의 임무인 ‘교육지원행정’을 망각하고 추락한 교권을 확립하려는 의지를 저버린 채 능력 밖의 권한을 무책임하게 휘두르고 있으니 한심하다.

어쩌면 그들은 기울어가는 공교육을 다시 살려보려는 의지가 있기나 한지도 의심스럽다. 과연 현 정부와 교육부가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누구를 위한 정부이며, 무엇을 위한 교육부인가. 이런 교육부라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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