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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수님! 세일즈맨이 아닙니다

고3학년 대학 수시 1차 응시 접수가 가까워지면서 각 대학에서 교수님들이 일선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자신이 소속된 대학을 소개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찾아오는 대학 교수님과 입학관리담당관은 고3학년 진학실(또는 교무실)을 찾아와서 자신의 대학 학과 또는 대학을 소개하는 데 시간을 내 달라고 부탁한다.

생각해 보면 학생을 움직이는 일선 학교의 동태는 관리자의 임무이지 일선 고교 부장의 권한이 아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지 아는지 모르지만 교장실을 경유하여 고3 진학실을 오는 교수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고3학년 진학실을 찾아와서 학생들에게 대학의 학과를 소개할 시간을 만들어 학생을 모아 놓으면 마치 자신의 학교에 와서 자신이 주인인 체 학생들에게 학과를 바로 소개한다. 고3부장이 어떻게 하여 이분들이 오셨다는 절차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오늘의 교수들의 모습이 고3 진학실을 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 정도의 교수라는 오명을 받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구한 대학의 교수직이 고3학년 진학실을 쫓아 다녀야 하는가 하는 현실을 보면서 돌아가는 교수님들의 뒷모습이 처연하게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교수는 대학을 소개하는 진정한 안내자로 거듭나야

전국에 대학은 그 수를 따져보면 대수능을 치루는 약 60만의 학생을 수용하고도 턱없이 남는다. 약 149개의 4년제 대학만 그 입학수를 따져보아도 그 수를 훨씬 능가한다. 그러다 보니 특히 지방에 소재한 대학들의 신입생 유치를 위한 경쟁에는 대학마다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곧 한 명이라도 학생을 유치해야 대학의 생존은 물론 교수 자신들의 위치를 지켜갈 수 있는 처지이기에 시도 때도 없이 일선 학교에 찾아오는 대학 교수님들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쓰럽기까지 하다. 연구실에 앉아서 연구에 몰두하여 새로운 논문을 만들어 내는 데 일익을 담당해야 할 분들이 선물을 실고 고3학년 진학실을 찾아다니면서 구걸을 해야 하는 현실의 아픔을 누구에게 호소해야 할 지. 교수들을 쳐다보면서 느끼는 연민의 정은 무엇 때문일까?

오시는 교수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신입생의 확보율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어 보곤 한다. 다 일정한 수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60- 70%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보다 약간 높은 경우도 있지만 이 정도로는 대학의 유지를 하기에는 여건상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지방의 나이든 교수에서부터 젊은 교수들에 이르기까지 고3 진학실을 찾아온다. 신분으로야 교수님인데도 일선 학교에 찾아오는 수준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수준에 지나지 않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대학을 소개하기 위해서 일선 학교에 왔다면 제일 먼저 그 학교의 장을 찾아뵈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다. 또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책임지고 있는 자도 관리자인 교장이다. 그런데 교장실을 경유하여 찾아오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교수가 일선 고등학교에 찾아와서는 대학 소개에 전력을 다하여야 하는데도 현재 일선 고등학교를 찾아오는 사례는 신입생에게 인기가 없는 학과에 학생 유치에만 관심이 있지, 진정한 학과 안내에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래서인지 어떤 교수는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인사도 없이 언제 갔는지 알 수도 없는 경우가 있다. 학교를 방문하는 교수는 현장 교사들에게 교수라는 진정한 의미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세일즈맨이라는 오명이 없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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