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 철회라는 기사를 보고 침묵을 지켜가는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감히 펜을 들고 교육부를 질타하고 싶은 생각조차 든다. 시행착오를 경험하다보면 여러 가지 일이 생길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인간사의 일이라고 하지만 교육부가 시행하는 일이 너무나 변화를 거듭하면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실패와 좌절을 교사들에게 주는 허장성쇠의 정책을 과연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답답한 심정 어디에 호소해야 할까?
정책을 추진함에 일관성 있어야
교사 추천제, 교장공모제, 교사 평가제 도입 등등이 교사들의 마음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시험지 인터넷 공개라는 극단적 처방까지 내놓았으나 워밍업 부족으로 모두가 실패로 돌아가고 허전한 빈 자리에 허무감만 남겨 놓은 꼴이 되고 말았다. 교사의 계약제를 추진하려고 했다가 전교조의 반대로 무산되자 학교의 내적 혁신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교사들의 봉급이 많다고 언론에서 아우성치던 그날이 지금도 생생하다.
교사라는 직책이 소리없이 후진을 양성하는 데 온갖 열정을 쏟게 하고도 보수도 권위도 받지 못한 채, 절차탁마의 정신으로 푸른 새싹을 길러내는데 헌신적인 노고를 아끼지 않는 교사를 연상해 보라. 그런 공로를 어느 언론사도 어느 기관도 겉으로 들추어 내려고 하지 않았다. 교사에게 방학이 있어서 좋다. 방학에 쉬는 데 왜 봉급을 주어야 하느냐는 등 그야말로 교사라는 직책을 생산노동자의 생활의 패턴으로 해석해 내려는 안이한 사고에 할 말을 잊을 때가 많다.
항간에 발표한 학교사회의 교사들에게 체벌로 인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직위해제까지 간다고 하니 정말로 학교사회의 현장경험을 바로 알고 진단을 내리는 것인지 알고 싶을 때가 있다. 회초리 문화가 좋다고 하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서양의 인간적인 교육이 100% 좋다고 말할 수도 없다. 교육은 그 나라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동맥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변화하는 시대의 조류에 따라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교육은 현실을 앞질러 가는 것인 아니다. 교육과 연구는 그래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제와 오늘을 연결시키는 바퀴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연구를 통해 어제와 오늘의 잘잘못을 찾아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교육 정책은 현장에서 실천될 수 있어야
교육부는 항상 현장의 소리를 중히 여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이념적으로 흐를 가능성도 높은 부서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경제논리처럼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것이 아니기에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논리가 많이 상존한다는 면에서 교육의 방향은 정권을 쥐고 있는 권력자의 수중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를 모색하기 마련이다. 지금의 정부가 개혁지향적인 방향으로 교육부를 이끌어 간다는 면에서는 다 찬성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그 개혁의 방향이 졸속적이라는 비난을 많이 받는다는 면에서 일관성있게 나아가지 못하는 정책의 단명성은 정책을 추진하는 자의 경험부족도 부족이라고 할 수 있으나 교육이 어느 한 잣대로 평가될 수 있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은 우리 모두의 과제요, 우리 모두의 짐임을 서로 간에 공감대를 형성해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