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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우리 교육의 점술가는 누구인가

유달리 토속성을 중히 여기는 한국인의 정서에는 도교적인 유습이 유유히 전해오고 있다. 천당과 지옥, 이승과 저승이라는 양분법을 놓고 인간의 성을 다스리는 율법이 오늘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운명을 점치는 요소로 변용되고 있다. 선거가 다가오고 입시 시즌이 다가올 때면 이름 있는 점술가들의 문간에는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것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교육은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오늘의 시점에서 미래를 예언해야 하는 점술가와 같은 집단에 비할 수 있다. 그러기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오늘의 시점에서 저마다 뛰어난 예지력으로 교육의 운명을 제시하곤 한다.

遠近을 내다보는 점술가들

몇 년 전인가 모 방송국에서 한국의 무당의 신통력을 테스트 한 적이 있었다. 죽은 사람의 시를 가지고 명망 있다고 여기는 점술가들에게 그 사람의 운명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그 중에서 그 사람의 운명을 정확하게 맞추는 사람은 한 사람이었고, 나머지는 비슷 또는 아예 이속을 채우기 위해 말하는 점술가도 있었다. 이처럼 우리 교육계에도 점술가에 비유되는 분류를 따지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관념적인 점술가다. 현장을 고려하지 않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미약하고, 교육 정책을 발표하는 데 급급한 정책가들이 그들이다. 그러다 보니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그 정책이 취소 또는 보류 아니면 중단되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교사 평가제와 교사 계약제, 교사 62세 정년으로 교사 부족으로 인한 명예퇴직 교사 활용 등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다. 멀리 내다보는 힘이 부족하기에 밀어붙이기식 형태인 군사정권 시절에 볼 수 있는 방식이 고수되고 있다는 것도 근시안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산 증거다.

둘째, 교육 현장에서 무사안일주의 점술가이다. 교육이 과도기를 걷고 있는 가운데 교육 정책이 현장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현장은 현장대로 관리자는 관리자대로 나아갈 때 그 사이에서 현장을 지켜가는 교사들의 무사안일주의 사고는 팽배하게 되고, 진취적 사고를 가진 교사도 변화를 과감하게 모색하려다 장애물을 만나면 시범 케이스로 “나만 손해다”라는 안일한 사고가 현장 교사들의 생각에서 나타나게 된다. 특히 학생들의 요구 조건이 까다롭고 현장의 여건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돌출되는 현실 방패막이식 교육은 정책가들의 시책을 추종하기보다는 자신의 안일만을 돌보는 보수주의적 경향으로 나아가는 적당주의 점술가와 같은 부류가 많아지기 마련이다.

셋째는 이속을 따지는 점술가들이다. 교사의 수는 많아지고, 경제적 여건은 호전되어 학습도구는 다양하게 늘어나고,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길은 있다는 데서 학교와 교사에 대한 상대적 평가를 함으로써 학교 교사에 대한 공격을 과감하게 표출한다. 학교의 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학부모 자신의 아이만을 위한 교육에 이속을 따지는 그릇된 사고가 존재하는 것도 인터넷이 발달하고 사교육이 난무하게 횡행하는 데 있다. 그러다 보니 타인을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그릇된 점술가와 같이 부류가 나타나게 된다.

점술가는 점술력이 신통해야

점술가는 점술력이 신통해야 고객이 찾아 든다. 마찬가지로 교육계도 교육정책은 현장과 어울려야 하고 또 현장 교사들의 마음에 심금을 울릴 수 있어야 그 정책을 따르게 된다. 그렇지 않은 정책은 탁사공론에 치우쳐 실효성 있는 빛을 발하기는 어렵다. 백견불여일행(百令不如一行 : 백번 지시하는 것보다는 한 번 실행할 수 있는 정책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이란 말도 우리 교육계의 현실 정책을 뒤돌아보게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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