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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강요된 학업, 화를 불렀다

일본의 엽기적 사건이 항간에 화재로 비춰지고 있다. “6월 21일 <아사히>을 비롯한 일본매스컴은 나라현 타와라모토마치에서 일어난 방화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아무런 문제없이 단란해 보였던 풍족한 의사가정에서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일어나 어머니와 아이 2명이 사망하고 16살 맏아들이 행방불명되었다.”는 기사다. 학업에 대한 아버지의 강요된 공부에 맏아들이 불만을 품고 집에 불을 질렀다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본 사회에 파란을 일으킨다는 기사 내용은 한국 사회에서도 예사로 보고 넘길 일이 아닌 것 같다. 방학이 되어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자율학습이다 방과후학교다 하여 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학생의 의사에 반한 일방적인 학업이 화를 불러 일으키지나 않을 지 우려된다.

학습과 인성의 부조화로 나타난 비극

한국의 각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 인성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하고 의심을 품을 때가 많다. 학생이 학교에 와서도 교사를 보고 인사를 할 줄 모르고 교사에게 말씨를 마치 자기의 친구를 대하듯 하는 그릇된 태도는 누구의 탓일까? 사회의 빠른 변화에 따르다 보니 가정도 각자가 개성적으로 흐르고 그 흐름에 생각까지 말씨까지 이웃을 배려하고 자신을 뒤돌아볼 줄 모르는 사람으로 변하고 있다.

가족이 있어도 가정에 가장의 위상이 없고, 어머니의 존재가 없다. 밥상에 같이 앉아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고, 아이는 학년이 진급을 거듭함에 따라 학교에서 밖에서 식사를 다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지니, 어머니의 존재가 그리 소중한 줄을 모른다. 아버지는 돈을 벌고, 어머니는 지출하는 계원쯤으로 인식되는 가족의 틀이 아이를 버릇없는 아이로 만들고 있는 지 모르겠다.

아버지 존재 인식을 학교에서 교사를 대할 때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학생들의 눈에 비치는 교사는 글을 가르치는 직업 교사 그 외의 존재로 인정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자신을 돌보아 주는 따뜻한 존재로 여기는 시대는 구석기 시대의 유물쯤으로 여기는 것이 오히려 낮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잘 되어 가는 줄로만 여기는 부모와 교사들의 그릇된 사고에는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 성적제일주의가 불러온 비극의 말로가 아닌 지 생각해 볼 일이다. 너무나 강조되는 유교주의 풍습에 젖은 입신출세의 입김이 한국인의 부모들의 정서는 아닐까?

내 자식이 오직 공부만 잘해서 펜만 잡고 있으면 제일이다라는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는 한 우리 사회의 교육 제일주의적 사고는 특기적성 제일주의로 완전히 탈바꿈하기에는 그래도 한 세대의 바뀜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가정에 불을 질러 놓고도 도망을 가는 아이의 마음에는 부모란 존재를 생각하기보다는 위기에서 탈출하여 자기만 잘 살아보겠다는 심리 외는 없는 것이다. 물질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자녀의 이기주의적 사고는 현대 부모들에게 가정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하는 것인가를 보여준 사례로 여겨진다. 아버지 없어도 질서 있는 가정, 어머니 없어도 단란한 가정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것처럼 학업과 성적, 성적과 행복은 항상 조화를 이루는 것만은 아니다. 소질과 적성, 학업과 흥미가 조화를 이룰 때 행복의 지수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바른 교사와 바른 학생을 , 바른 부모는 바른 아이를 기른다

몇 년 전인가 한국의 변호사 집안에 화재가 난 일이 있었다. 그것도 일본에서 있었던 것과 같이 자녀가 아버지의 꾸지람에 화를 이기지 못해 불을 질렀던 것이다.

한 집안의 미래의 기둥이 될 재목은 아버지보다는 자녀고, 한 학교의 전통을 빛낼 재목은 교사보다는 학생들이다. 그러기에 한 가정의 번영을 위해서는 바른 자녀 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한 학교의 전통을 길이 잇기 위해서는 바른 교육에 바른 인성을 갖춘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아버지 찾기를 통해 고개 숙인 아버지의 존재를 가정에서부터 되찾고, 학교에서는 교실 수업이 파행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특기적성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주는 환경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이렇게 될 때 강요된 학업과 수업이란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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