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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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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댁의 자녀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입추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계속되는 폭염은 식을 줄 모르고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따라서 이곳 동해안은 막바지 휴가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난 밤, 열대야로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가까운 바닷가를 찾았다. 오랜만에 찾은 해수욕장은 각 지역에서 찾아 온 피서객들로 만원을 이루었다. 밤 열시가 넘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백사장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모래사장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워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백사장 한 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부 관광객들의 작태는 가관도 아니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자리를 깔고 화투를 하고 있는 반면, 백사장 이곳저곳에서는 연인들끼리의 낯 뜨거운 장면들이 거리낌 없이 연출되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할 것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백사장을 막 빠져나오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언뜻 보아 십대 청소년으로 보이는 남·여 아이들이 주위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술판을 벌여놓고 가무를 하고 있었다.

말씨로 보아 이곳에 사는 아이들이 아닌 듯싶었다. 몇 명의 여자아이들은 술이 취한 듯 쓰러져 자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 대부분은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다. 특히 그 아이들이 주고받는 대화 내용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농했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아이들의 그런 모습은 심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주변에는 어른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어느 누구하나 아이들의 그런 행동을 간섭하지 않았다. 할 수없이 순찰중인 경찰관에게 그 아이들의 신원을 확인해 볼 것을 요구했다. 경찰관의 질문에 처음에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던 아이들이 계속해서 다그치자 겁에 질린 아이들은 부모님에게만 절대로 알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사실을 확인한 결과, 아이들 모두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부모님 몰래 이곳 동해안으로 놀러왔고 친구들 또한 이곳에서 만났다고 하였다. 그리고 미성년자가 아니라며 신원확인을 거부한 한 아이의 부모에게 전화상으로 자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그 아이의 부모는 도서관에서 밤을 새며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대답을 하여 놀라게 하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술과 담배를 어떻게 어디에서 구입했느냐에 질문에 아이들은 피서지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십대들이 마음만 먹으면 술과 담배는 아무런 제지 없이도 구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결국 아이들은 부모 몰래 이런 식으로 탈선하고 있었다. 여름철 피서지가 아이들의 탈선의 장소로 변질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도 마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지나쳐 버리는 우리 기성세대의 무관심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갈수록 비행청소년들이 늘어나고 그 아이들의 범죄 행각도 도가 지나쳐 기성세대 못지않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아이들의 비행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기성세대들이 많다고 한다. 만약 모든 아이들이 우리 자식이라고 생각한다면 기성세대들이 아이들의 그런 행동을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그렇지 않은 부모들과 비교해 보건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리라 본다. 특히 방학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본다.

통계에 의하면 아이들이 제일 탈선하기 쉬운 시기가 방학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럴 때일수록 부모의 역할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학기 중에는 바빠서 미루어 왔던 아이들과의 대화를 그나마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방학을 이용하여 해보는 것이 어떨까. 그리고 여유가 되면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아이들이 가족의 소중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한번 느껴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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