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교한 수원 S중학교의 S교감(50. 여). 그가 근래에 교감으로서 행한 한 가지 일이 고맙다. 그 생각이 존경스러운 것이다. 1년차 신규 교감으로서 그런 아이디어와 실천력은 어디서 나왔는지 신통하기만 하다.
독자들은 물을 것이다. "아니 무엇을, 어떻게 하였길래?" 얼핏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다. 그러나 리포터가 볼 때는 큰 일을 해낸 것이다. 그가 한 일은 바로 '비행기 소음 일시 정지 협조 요청' 공문 발송. 수신자는 인근의 전투 비행단장.
이미 아는 사람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지만 서수원 일대 각급 학교는 전투기 이착륙 소음 때문에 학업에 지장이 많다. 리포터도 교사 시절, 그 지역 G중학교에 근무했는데 비행기 소리가 한 번 들리기 시작하면 아예 수업을 중단한다. 교사나 학생이나 말하기를 멈추고 아예 5분 정도는 아무말 하지 않고 그냥 쉰다.
수업의 맥이 끊기는 것은 당연하다. 쉬지 않고 수업을 전개하려면 학생이나 교사나 모두 목소리 톤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목소리가 전달된다. 이것을 10여개 학교가 개교 이래 수 십년을 꾹 참고 지내온 것이다.
물론 국방이 중요함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평소 비행 연습을 충분히 해야 실전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연습 비행이 수업 시간과 겹쳐 수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떻게 해결 방법이 없었다. 모두 애국하는 마음이 앞섰기에 그냥 참고 지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S교감 역시, 참고 지낸다. 교육도 중요하지만 국방 또한 중요함을 그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필요한 때, 협조를 구하는 교감으로서 올바른 교육 지원 행정, 그것을 칭찬하고 싶다.
전국 단위 영어듣기평가(2006.4.12-4.14/6.14-16)와 경기도학업성취도 평가(2006.6.21)에서 국어·영어 듣기평가를 앞두고 또 학교의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앞두고 비행단장에게 교육적으로 협조를 요청한 행위가 앞서가는 교감으로서의 마인드라고 판단되는 것이다.
국가적 대사인 대입수학능력시험 때에는 중앙부처 차원에서 협조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전국 시도교육청 주관 영어듣기평가, 도 단위 학업성취도평가 때에는 이런 작은 데까지 신경을 쓴 교육 행정기관이 사실 없었다. 그것을 일선 중학교 S교감이 해낸 것이다. 그것도 1년차 교감이.
리포터가 물었다.
"그래 그 공문이 효력이 있던가요?" "예, 그 시간에는 비행을 안 하던데요."
비행단장의 교육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고맙다. 교육을 지원하는 교감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자체가 희망적이다. 이런 교감이 다수 존재하는 한 우리 교육의 미래가 밝다. 교육을 비관적으로만 보고 절망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국방부장관에게 건의하고 싶다. 이번을 계기로 비행 연습을 등교시간 전이나 점심시간, 그리고 방과후 시간을 이용하면 어떨까? 교육을 배려하는 국방. 그러면서도 국방에는 아무 지장도 없고. 전투력에도 아무 이상이 없는 방안, 강구해 보면 나오지 않을까? 이것이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