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지금은 회색의 구름이 보슬비를 품고 있다 우리에게 나눠주는 오후입니다. 선선함도 함께 나눠줍니다. 퇴근하시는 선생님은 이를 안고 돌아갈 수 있어 오늘의 피곤도 잊을 것 같아 좋습니다.
저는 99년 3월부터 8월까지 근무한 울산교육연수원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크게 좋은 줄 몰랐었는데 7년이 지난 지금은 그 때가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깨우쳐주고 지금도 힘이 되어 줍니다. 왜냐하면 연수원에서 기숙사생활을 했기 때문에 바다는 저의 친구였습니다. 저의 위로자였습니다. 저의 선생님이었습니다. 저의 안식처였습니다.
그래서 그 때의 바다를 떠올리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바다의 마음과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른 어느 바다도 마찬가지이겠습니다만 연수원의 동해 앞바다는 맑은 날이면 언제나 먼 곳으로부터 짙은 남색, 짙은 남색과 옅은 남색, 연한 빛으로 찬란합니다. 무지개의 찬란함과 같습니다. 마음이 맑아집니다. 얼굴이 환해집니다. 웃음을 머금게 됩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맑은 날이면 바다처럼 오색찬란한 아름다운 마음을 나타내야 합니다. 학생들은 그걸 보면서 마음이 맑아집니다. 푸러집니다. 아름답게 됩니다. 선생님의 마음이 환하게 밝게 빛나면 학생들의 얼굴도 함께 빛이 납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바다도 별 수 없이 회색빛을 내고 흙탕물을 내곤 합니다. 소리를 지릅니다. 열을 올립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분명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회복됩니다. 정상을 찾습니다. 온갖 더러운 것 다 품습니다. 깨끗하게 정화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어떻습니까?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화를 냅니다. 인상을 씁니다. 얼굴이 일그러집니다. 학생들에게 호통을 칩니다. 열을 냅니다. 하지만 바다처럼 빠른 속도로 회복을 되찾지 못합니다. 정상을 되찾는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 때부터 그 학생을 배척합니다. 거리를 둡니다. 이성을 잃게 됩니다.
바다의 넓은 마음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정상을 되찾아야 합니다. 이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학생들의 온갖 약점을 다 품어야 합니다. 안기고 싶어하는 그들을 안아줘야 합니다. 그들을 새사람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래야만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을, 포용력을 가진 선생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오후 바다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이런 구절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다는 품을 가르쳐줍니다. 모든 것을 품고 변화시키는 어머니의 품과 같습니다. 바다는 그 넓은 품으로 모든 물고기들을 품고 키웁니다. 바다는 물고기들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바다는 다양한 물고기를 품고 키웁니다. 바다는 베푸는 사랑을 가르쳐줍니다. 바다는 품고 키워서 물고기들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바다와 같은, 어머니와 같은 품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다가 그 넓은 품으로 모든 물고기들을 키우듯이 우리 선생님들은 다양한 학생들을 다 가슴에 품고 교육합니다. 바다가 물고기를 차별하지 않듯이 우리 선생님들도 어떠한 학생이라도 차별하지 않아야 합니다. 부자든 가난하든 잘났든 못났든 건강하든 약하든 똑똑하든 모자라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다 가슴에 안아야 합니다. 고르면 안 됩니다. 바다처럼 다 품어야지요. 그래야 바다같은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바다가 다양한 물고기들을 품고 키우듯이 다양한 학생들을 다양하게 교육시켜야 합니다. 선생님이 전문적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양한 학생들을 다양하게 잘 교육시켜 사회에 내보내야 합니다.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아가게 해야 합니다. 사회에 각계각층에 필요한 인물로 키워 내보내야 합니다. 이게 바로 바다와 같은 마음을 가진 자 만이 가능합니다. 바다는 우리의 선생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