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태풍처럼 불어대는 교육계의 바람은 교육부 장관의 경질도 이에 못지 않은 것 같다. 누가 진정한 교육부 장관인지 교직에 몸담고 있는 교원의 한 사람으로서 장관의 이름을 기억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장관의 이름을 기억할 때쯤 되면 장관이 교체되니 장관에 대한 이름을 기억하기조차 싫은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이 장관은 또 다른 정책을 내어 실패하면 교체되겠지 하는 보이지 않는 묵시적인 예언조차 하는 것이 돼 버린 현실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에 새 교육부총리는 이러한 교육 현실에 앙금들을 씻어 줄 것으로 믿고 싶다.
교육 정책은 교육 실적을 내는 소재가 되지 않기를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교육계에 개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후 많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 중에서도 교사들의 명퇴는 한국 교육계의 인물 교체라는 이미지를 더욱 가속화 시켰다. 그에 따라 교육 내용도 다양해지고 교구재도 다변화되어 갔다. 하지만 교사들의 보충과 새로운 교원들의 확보에 뒤따라야 할 정책이 뒤따르지 않아 현 교원들의 불만만 자아내고 교육계의 압력단체만 더 양성하는 꼴이 되었다. 교사들에게 사기를 높이고, 교육에 대한 새로운 인센티브를 불러일으킬 요소를 제시하지 못한 채, 교사들의 반성과 노력만을 강조한 결과를 자초한 7차 교육과정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볼 과제다.
현장에서 보는 학교 교육의 새로운 방안을 신임 교육부총리는 많은 여론 수렴을 통해서도 잘 알겠지만 교육정책이 너무 삽시간에 이루어지고 있다. 공장의 생산품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것이 교육계의 산출물은 분명 아니다. 정신적인 가치를 창출해 내고 인간의 의식을 바꾸는 일은 결코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은 지인이라면 다 알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도 교육 정책이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듯하니, 이는 현 정부의 교육 실적을 올리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교육부 장관의 업적을 쌓기 위한 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다. 정책을 추진하는 것마다 다 실패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는 현장 교사들의 마음은 교육부에 대한 신뢰감이 무디어 갈 수밖에 없다. 정책이 발표되면 좀 있으면 또 유야무야 되겠지 하는 생각이 서슴없이 표출되는 것도 현 교육부의 정책을 생각해 볼 일이 아닌가 싶다.
신임 교육부총리는 교육계에 오랫동안 헌신한 분으로 알려져 있기에 현실 교육의 어려움을 잘 헤아려 교육계에 종사하는 전 교원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정책이 펼쳐지기를 다시 한 번 호소하고 싶다.
교육 정책은 물고기가 물을 따르듯이
새 교육 부총리 취임에 즈음하여 교육 현장에 있는 한 무명의 교사가 교육정책에 대해 간곡하게 호소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물고기가 물을 따라 이동하듯, 교사들이 교육부의 자연스런 정책의 추진에 동감하고 수용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싶다. 정책도 많은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많은 과제가 쌓여 있기에 다양하고 또 펼쳐내기 어려운 정책도 있을 수 있으나 교원 단체들의 의견과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교육부가 여론 수렴 없이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여론의 수렴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