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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대학 수시 학기는 생존의 바로미터?

9월 13일 대수능 원서 마감에, 수시 2학기 원서 접수에, 중간고사 원안지 제출에, 교무실은 교무실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수업은 수업대로 그야 말로 따로 국밥이라고 할 만큼 고3 담임에게는 바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어디에다 손을 먼저 내밀어야 할 지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피로한 육체는 감기 몸살을 달고 다녀야 할 정도로 정신적, 육체적 고충은 단말마를 연상케 했다. 한 장이라도 더 작성하여 많은 대학 중에 한 곳이라도 붙어야 한다는 입시생의 마음과 한 장이라도 덜 써서 합격시키고자 하는 담임 교사들 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원서를 작성하는 시기가 되면 볼 수 있는 진풍경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위상 정립으로 보는 대학 수시 원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가장 핫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그래도 대학 원서를 작성하는 시기이다. 어느 대학에 얼마만큼 합격시켰느냐에 따라 당해 년도 3학년 부장이나 담임들이 평가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학교의 위상 정립에 큰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기에 3학년이 하는 일에는 교장도 교감도 예외 없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일반계 고등학교의 보편적인 현상인 것 같이 느낀다. 관심이 많으면 그 직위에 아무나 그 직책을 맡기지도 않는다.

1년 간의 농사를 짓는 농부는 자신이 가꾼 수확으로 다음 1년을 살아가야 하는 생존의 문제가 달려 있지만, 고3 학년의 1년 입시 정책은 그 학교의 3년 간의 학생 수준을 가름하는 잣대가 된다. 입시 결과가 좋으면 우수한 신입생이 몰려들어 학교의 수업 질이 향상됨은 물론 교사들의 지적 수준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우수한 학생이 있는 곳에는 우수한 교사가 있기보다는 우수한 학생은 질 높은 수업을 만들어 가는 분위기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대학 수시 학기에 나타나는 교사들의 다양한 정보와 노하우는 학생들의 진로를 새롭게 눈뜨게 만드는 첩경이 된다. 자신의 성적이 그 대학에 적당하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처한 학교의 학급수와 시내의 보편적인 학교 학급수와 비교도 하여 자기의 교과 성적을 추리해 내는 이런 것이 부족한 학생이 많다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각 대학들이 평가하는 기준은 그 대학의 나름대로의 성적 산출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농어촌 학생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은 소수 학급을 가진 학교의 경우 그 학교에서 자신이 몇 등인가를 산출하기보다는 보편적인 일반계 고등학교의 학급수를 어림잡아 평가하는 상상력이 필요할 것 같다.

한국의 고등학생들의 일반적인 추세는 수도권 진입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수도권에 진입한 학생은 서울에서도 A급 대학에 진입을 목적으로 삼는다. 서울에 진입을 시도한 학생은 서울의 A급 대학에 진입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것이 특이한 현상이다. 서울 시내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막상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 후로 서울에서도 S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를 하는 것도 비일비재 한 것이 수시 학기 원서를 쓰기 위해 학교로 찾아오는 재수생을 보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러기에 우리나라 대학의 구조는 아무리 지방대를 살리려고 노력해도 지방대는 지방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다. 대학의 강단에 서서 신입생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잘 알 수 있다.

대학은 개인의 자아실현의 대상이 되어야

“서울만이 살길이다” “명문대만이 자신의 생존에 지름길이다” “우수한 대학만 가야 학교가 산다” 등등의 한국 현실의 고교 구조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그 답은 누구 내려야 할 지.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개인의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대학을 선택하면 서울만이 살길이다라는 구호는 교사들이나 학생들의 내면에 자리잡지는 않을 것이다.

IMF가 피부에 닿을 때마다 만년 밥통으로 여긴 공부원과 교사 직종을 선호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누구 자랑삼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낮은 보수를 받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던 시절들이 IMF 시기가 되니 오히려 교직에 있는 교사들의 보수가 많다는 등 헐뜯는 우리 사회의 고약한 심보를 내다보는 것 같기도 하여 씁쓸하기만 했던 지난날을 연상해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자기만의 일에 몰두하여 자아실현을 하려는 모습은 찾기 어려운 것 같다. 이럴 때 마다 수학의 난제로 알려진 러시아 은둔 천재 페렐만이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거부하면서까지 자기만의 길을 걸어간 이유가 왜 자꾸만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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