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는 'Next Society'란 책에서 현대를 '지식 기반 사회'라고 정의했다. 피터 드러커가 지식 기반 사회를 말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도 지식 사회의 도래란 말을 자주 하거나 들어왔다. 이런 말들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들어 교육적 패러다임은 지식 기반 쪽으로 몰라보게 바뀌었고, 교육의 목적 또한 세상을 변화시킬 능동적 인재를 키우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제는 지식이 모든 생활에서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리잡은 이 시대에 '가르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가르치는 사람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사명감이 투철해야 하고 남보다 앞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용기가 있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을 아우르는 부드러움과 예리함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시의 적절하게 가르칠 내용을 지속적으로 찾아내는 능력도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볼 때 현재 우리 학교가 안고 있는 과제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의 일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의 교육과정을 정상화하고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처럼 수능이후의 고3 학생들을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다면 이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입시에 대한 각종 상담과 원서 작성이란 잡무가 산적해 있지만 지금처럼 비디오로 시간을 때우거나 체육 시간으로 허비해서는 안 된다. 매너 교실을 열거나 여학교 같은 경우 메이크업 강연으로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내는 학교도 더러는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학교에서든 교육청에서든 수능 이후의 고3 학생들만을 위한 프로그램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단 프로그램을 개발하되 수능 이후의 교육 과정에 맞게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 이미 이런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지만 실용적이지가 못하다. 이것은 고3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지 않고 짰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3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고려하여 대학 생활이나 사회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의 경우 '자신의 주장을 소신 있게 발표하기', '우리말 바로 알고 쓰기', '한자 급수제 따기' 등이 있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시민 사회단체가 운영하는 프로그램과의 연계 지도도 좋을 것이다. 각 사회단체가 운영하는 양질의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면 방과 후 고3 학생들의 생활지도도 손쉬워져 탈선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로써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꼭 53일 남았다. 53일도 쏜살같이 지나갈 것이다. 마지막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주는 동시에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희망찬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