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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돌아오는 농촌학교

“이촌향도(離村向都)”라고 하는 현대사회의 추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 현상으로 인하여 농․산․어촌(農․山․漁村)의 학교가 급격히 소규모화 하고 기존의 소규모학교는 폐교되는 숫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농촌 교육현장의 모습은 이미 다 알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하여 이를 극복해 보려는 교육당국과 당해학교의 노력들이 다각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바, 이게 바로「떠나는 학교」를「머무는 학교」「돌아오는 학교」나아가「찾아오는 학교」로 육성하려는 노력들인 것이다.

여기, 리포터가 만난 인물로 어느 전직교장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임기 8년 동안을 오로지 한 농촌학교에 근속하면서「돌아오는 농촌학교」만들기에 헌신적 노력을 기울여온 어느 초등학교 A교장의 경험담을 귀 기울여 들어보면서 수많은 소규모학교의 타산지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A교장이 부임당시 ㄱ초등학교는 분교까지 포함하여 100안팎의 작은 학교였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700여명이 넘는, 농촌에서는 비교적 큰 규모에 속했던 이 학교는 급격한 취학인구의 감소로 폐교대상학교로 거론 될 만큼 소규모화됐다. A교장이 부임과 동시에 조사한 이학교의 소규모화의 근본원인은 ▲이농현상(離農現象)과 출산인구의 자연감소 등으로 인한 취학 인구의 격감 ▲주민의 일자리 및 주택의 부족 ▲교육환경․여건의 열악 등으로 분석되었다. 여기서 취학인구 격감과 일자리 부족 등은 학교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겠으나 교육여건 열악은 학교의 노력으로 최대한 극복할 수 있는 과제라고 판단하고 이를 도전 과제로 삼아 그 목표 달성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먼저 「전일제 특기․적성교육을 통한 돌아오는 농촌학교의 육성」이라는 타이틀 아래 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을 이끌어 내어 첫째. 교육환경․여건의 개선 둘째. 전일제 특기․적성교육의 운영 세째. 지역교육․문화 센터로서의 학교역할 강화 등을 실천과제로 삼았다. 1) 다목적교실의 건립 / 각 교실내외의 최첨단 교육기․자재 완비 / 잔디운동장 및 체육휴 게시설완비 / 교수-학습활동의 혁신적인 질 향상 도모 2) 저명 전문강사를 초빙한 다양하고 심도 있는 전일제 특기․적성교육 즉 전교생대상 / 연중무휴 종일 / 전액무상으로 실시 3) 학교의 모든 시설․설비 개방및 전문인력의 제공으로 학부모교실 / 평생교육 / 지역교육․문화행사의 장으로 연중 활용 등과 같은 노력을 4년간 지속적으로 쏟았다.

그 결과로 학교의 교육환경․여건은 180도 개선되어 원근에 아름답고 실속 있는 학교로 소문이 나고 특히 잘 꾸며진 강당 및 특기실 그리고 정성껏 가꾸어진 잔디 운동장은 연중 그 이용객이 넘쳐나 오히려 문제가 될 지경이됐다. 이에 따라 전학을 갔던 학생이나 그밖에 소문을 듣고 찾아온 전입생이 꾸준이 늘어나, 현재 학생수 220여명이 넘어섰고 특히 전교생 12명으로 통폐합 명령을 받고 주민들의 분노와 갈등속에 빠져있던 분교는 그 학생이 47명으로 불어나면서 주민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 속에 학교운영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서 학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었다고 자타가 인정을 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지적한 취학인구 격감과 일자리 부족이 해결이 안 되는 이상 지금 까지 학교의 노력으로 이루어 놓은 보람은 더 이상 발전을 멈춰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봉착하고 있다. 그렇다면 취학인구 격감과 일자리 부족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서 부터 풀어야 하는가? 이에 대하여 A교장은 이렇게 말한다.

“원인1은 역시 어쩔 수가 없다 하더라도 원인2는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노력여하에 따라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지역이 수도권이며 고속도로 인터체인지가 2곳이나 개설됨을 계기로 많은 회사와 공장과 물류창고가 들어서고 있어 취업인구 또한 급격히 유입되고 있는데, 그런데도 학생수는 더 이상 늘지 않는 것은 그 수많은 근로자들이 자녀를 데리고 이 지역에 들어와 살 주택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지역주민들이 나서서 아파트 아니면 연립주택이라도 유치하려는 운동을 벌이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를 적극추진해서 성공 시킨다면 불과 몇 년 내에 이 학교는 그야말로 돌아오는 농촌학교가 되어 그 예전의 모습보다 훨씬 현대화 되고 질 높은 교육 서비스의 장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A교장의 소신은 확고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리포터 또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런데 끝으로 그가 남긴 말 마디가 만만치 않은 여운을 남긴다.

“교육환경․여건에는 물리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이 있지요. 특히 심리적인 환경 중에서 보이지 않지만 아주 크게 작용하는 것이 지역주민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협조와 동참입니다. 그런데 농촌지역 중에는 배타심이 너무 강하여 외지인을 포용하지 못함으로서, 속된 말로 텃세가 심함으로서 들어왔던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고 오히려 떠나버리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지역주민들 자신이 그걸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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