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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논술'마저 학원에 빼앗길수 없다

요즈음 증권 시장가의 주요 종목이 논술 관련 종목이라는 이야기와 외국의 자본 투자가들이 한국의 논술시장으로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학원이나 교육 관련 업체들은 우수한 논술지도 강사들을 찾고 있으며 논술 교육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90년대 이전의 우리 교육을 되돌이켜 보면 암기 중심의 교육이었다. 암기하고 재생하는 능력이 뛰어나면 학교교육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시대였다. 기억의 맹목적 재생, 비판적 사고와 창의력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산물이 90년대 중반에 들어와서는 논술 중심의 교육으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되었다. 민주화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지원자와 평가자의 폐쇄적 대응에서 자신의 창의적, 비판적 생각을 글과 말로 전달하는 능력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지원자와 평가자의 개방적 대응 관계가 중요시되는 구술 중심의 시대에서 이제는 통합논술 중심의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지원자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조성을 평가하는 시대이다. 통합교과형 논술을 통하여 같은 사물에서 다른 것을 찾고, 다른 사물에서 같은 것을 찾는 교과와 교과를 분절된 상태로 두는 것이 아니라, 연관성을 강조하는 지식관이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학교 현장에서는 통합논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다중 시민성을 소유한 사람, 능동적으로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 비판적 사고와 창조적인 능력을 겸비한 사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논술이라는 말은 1997년 영국의 교육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등장했으며( Creative Britain (1998, 영국), Creative America (2002, 미국), 미국의 SAT에서도 비판적 사고력과 쓰기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도입되었다. 이질적인 과목(학문)의 통합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디지로그(디지탈+아나로그)나, 블로그, 학문간의 통합과 융합(2006)(FT (Fusion Technology)와 같은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이제 학교 교육에서도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통합교과 운영을 해야한다. 교과서 중심의 통합교과 수업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음을 볼 때, 통합논술은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필요 충분 조건이며, 이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라 생각되므로 교과간의 벽 허물기와 교사 상호간의 의사 소통으로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논술은 어떤 교과에도 귀속시키기 어려운, 이른 바 ‘통합교과적’인 것이다.

논술 교육 방법이 아직까지 일반 교과처럼 일정한 이론을 바탕으로 학습 방법이 체계화되지는 못했다. 범위가 아주 넓어 좀 막연하고 어렵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논술에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방법은 있다. 절대로 포기할 것도, 방치할 것도, 겁낼 것도 없다. 우리 나라의 대학에서는 통합논술 교육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대학입시의 합격의 승패를 좌우할 지경에 놓여 있지 않는가?.

글쓰기는 학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도 직접 해 보아야 한다. 글을 많이 써 보아야 글쓰기 교육도 잘 할 수 있다고 한다. 꽃을 모르는 사람에게 ‘꽃에 대한 정의’의 과제를 주었을 경우에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은 사람은 글쓰기를 잘 할 수 없다고 한다. 이렇듯 논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생각하는 힘, 즉 사고력의 신장이다.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하게 많은 체험을 하고 폭 넓은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아야 한다. 논술은 사고력이 풍부해야 잘 할 수 있고 사고력이 풍부해지려면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좋고, 토론도 많이 하는 것이 또한 좋다. 모든 교과목의 창의적인 학습을 하기 위해서도 종합적인 사고력은 필수적이며, 이러한 다양한 지식들이 바로 논술의 바탕을 이룬다.

신문은 타 매체에 비하여 논술 교재로서 우수한 특징이 있다. 신문은 강한 동기유발, 자부심 등을 학생들에게 일으킬 수 있고, 교실과 사회적 현실의 틈을 메워주는 전 세계, 전 방위의 교과서이고, 또 모든 학생들 각자의 다양한 관심 분야를 모두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기의 틀이 들어 있다.

신문은 활자매체로서 한번 발행하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깊이 있는 기사 제작이 가능하고 누구나 쉽게 스크랩할 수 있다. 요즈음 신문은 많이 변하고 있다. 젊은 영상세대들을 독자층을 중심으로 교육적인 측면이 강해지고 있다. 키워드 설명이나 내용면에서도 내용과 문장이 소프트웨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종이신문은 인터넷신문(포털사이트)의 기세에 끌려가는 추세이다. ××일보사가 발행하는 인터넷신문에서는 사건의 중요성에 따라서가 아니라, 사건의 흥미도에 따라 순위 결정되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정보의 바다에서 교사는 버섯 감별사의 역할, 요리사의 역할로서 옥석(玉石)을 가릴 수 있는 지도교사의 역량을 길러야 한다. 따라서 학교현장에서도 배경지식과 창의적 사고력, 표현력을 기르기 위한 통합 논술교육을 추진하여야 한다.

사회적 현실과는 동떨어진 텍스트 중심의 교과서 암기 교육보다는 신문을 통해 학생들이 교과서와 관련있는 부분을 스크랩하고, 사실과 의견을 기술하여 신문의 내용을 압축(요약)하여 도식화하고, 자신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진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관심있는 신문기사(분야)을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일기로 쓰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육과정의 내용을 신문을 활용한 시사 토의 및 토론도 할 수 있다. 신문에서 찬반 논의가 가능한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를 모으고, 토의, 토론을 진행하여 논술문의 개요 짜기를 실시하고 논술문을 작성하는 방법도 있다. 신문의 사설을 이용하여 짜임새 있는 개요를 작성하는 훈련을 많이 함으로써 논리성이 획득된다. 신문 사설 중에서 서두, 본문, 결말 중 한 부분을 없앤 후에 스스로 써 보게 한다든지 개요를 추출하고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써 보게 할 수 도 있다.

게다가 독서 토론 모임을 조직하여 각 교과간의 통합을 이루고 통합논술을 지도함도 바람직할 것이다. 논술과 토론의 장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풍성하게 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사회를 스스로 해석하고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 논리를 세우는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PQ3R 독서요법을 터득하여 지도할 수도 있다. 통합논술은 교과서와 독서와 NIE가 어울려야 하기 때문이다. 2006년 서울대학교의 2차 통합논술 발표 예시문항을 보면 인문계열 예시문 14개 중에서, 사회 3개, 문학 3개, 기사문 5개, 고전 3개가 나왔다.

끝으로 교육 주체들이 교육적 진정성을 갖고 주체적, 협력적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읽기와 쓰기로 배우는 교재를 개발하고 학생들은 이런 자료들을 통해서 학습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학교 도서관에 다양한 책을 비치하고 볼 수 있도록 추진하여 독서활동 평가를 수행평가로 처리하여 성적에 반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각 가정에서는 학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유태인의 가정에서처럼 거실을 서재로 꾸민다면 집안의 품격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독서습관도 형성될 것이다.

또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는 자기 생각을 객관화해야 한다. 수업 관련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나 적절한 질문과 필요한 정보의 제공, 열린 생각과 자세, 공정한 태도의 유지에 힘써야 한다. 논술은 정답이 없다. 이번 만큼은 통합논술을 <공교육>으로 적극 수용하여야 한다. <통합논술>마저 학원(사교육)에 빼앗긴다면 더 이상 학교가 기댈 곳이 없다. 오늘도 롤프 스미스의 혁신 7단계가 생각난다.

남들이 불가능(不可能)하다고 하는 일에 도전하여 성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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