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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붕어빵' 논술답안, 무엇이 문제인가

중앙일보(2006.11.8) 보도에 의하면 서강대 올 수시 논술 1번 답안 3700장 중 2000장 판박이였다고 한다. 2008학년도부터 논술 비중이 높아진다고 하나 수시 1학기 전형이 있는 지방 대학은 학생부 비율이 높고, 논술 반영 비율은 거의 없다. 하지만 수시 2학기에는 수도권 대학이 많은 관계로 논술 비율도 높고, 학생부 반영 비율도 높은 편이다. 결국 논술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수시 학기에서 논술을 반영하는 학교가 30개교를 겨우 넘을 정도에 지나지 않다. 이런 추세는 전국 전문대학을 포함해 135개 개학 중에서 비율로 따지면 22% 정도에 그친다. 궁극적으로는 일선 학교에서만 논술 지도에 여러 가지 어려움만 자아내게 된다. 학급 수가 많으면 그래도 괜찮겠지만 소수의 학급을 가진 학교에서는 지도상에 애로 사항이 나타날 수 있다.

논술 지도는 각 교사의 마인드에서부터

일선 학교에서 논술 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고1학년 때부터 지도를 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수행 평가를 할 때 서술형으로 치루는 방안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서술형 문항을 출제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논술이라고 하여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담임이 매일 학생들에게 일기부터 쓰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논술의 기초를 다지는 첩경이다.

그리고 학생을 지도할 때 회초리도 필요하지만 거기에 반성문을 A4 용지 한 장 정도의 분량을 몇 일씩 쓰게 하는 방안이 고려된다면 이것이 곧 논술의 기초를 다지는 길이요. 퇴고를 하는 것이다. 담임이 읽어 보면서 맞춤법도 틀린다고 꾸지람 하고, 문장이 비문이라고 지적하고, 문장 구성이 잘못되었다고 고치면서 하나씩 하나씩 바로 잡아 가는 가운데 글을 쓰는 방식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논술은 1·2학년 때는 이처럼 사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나아가면서 3학년 때에는 심층 학습으로 돌입한다면 붕어빵 논술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학원에서 사교육비를 많이 들이면서 대학에 낙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많은 책을 읽어야 머리에서 지식이 술술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쏟아지는 말을 구성하고 짝을 맞추고 하는 것은 교사와 같이 해 나가야 한다. 아무리 학생이 학교에서 많은 방과후학교 수업 부담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해도 1·2학년 때의 진학 마인드만 학교에서 바로 세우면 논술에 대한 걱정은 줄어들 것이다. 책을 학생들에게 읽히는 방식도 다양하다. 문학 시간에 한 학생이 대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소설 120편, 시 120편 이상을 각자 읽어내야 문학을 공부하는 데 이상이 없다. 그렇지만 이런 작품을 읽어 내는 학생은 소수에 지나지 않다.

그러나 학급 학생 개개인이 작품 전체를 읽게 하는 방안은 학기 초에 120편 작품을 반 학생의 수로 나누어 개인당 과제를 주어 수행평가 형식으로 매 수업 시간을 이용해 10분간에 두 사람씩 발표해 나가면 한 학생은 소수의 작품을 읽었지만 실제로는 전편(全篇)의 작품을 읽은 거나 마찬가지가 된다. 듣고, 감상하고 그리고 발표한 학생의 작품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 나가는 형식을 취한다면, 이것은 구술면접 시험도 동시에 연습시키는 일거다득의 수업이 될 것이다.

수도권 중심 대학만의 논술 전형 벗어나야

현재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논술 문제는 수도권 대학에서 일부 논의되고 있을 뿐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지방 대학은 영원한 지방 대학으로서의 척박한 땅을 지키며 도태될 때까지를 기다리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이다. 논술의 문제를 전국의 각 대학에서 시행된다면 모르겠지만 그것이 일부 대학에 국한되어 있는 상황인데도 마치 전국의 대학에서 논술이 시행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서울 중심의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떨쳐 버리지 못하는 상황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지 않는가?

전국에 산재해 있는 지방 국립대학에서조차도 논술을 전형과목에서 제외시키고 있다는 것도 교육부의 정책이 공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본보기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판박이 논술을 통해서라도 서울에 소재한 대학에 들어가고 보자는 학생들의 안간힘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 만들어 낸 굴레에 스스로 옭아매는 꼴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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