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家百年大計'를 관장하는 교육수장과 대통령이 피폐해진 우리 교육현장을 직시하고 이 나라 이 민족의 백년대계를 바로 이끌어줄 날은 과연 언제쯤 올 수 있을까. 지금 한국교총에서는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에 대한 교육정책간담회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교육에 대한 후보들의 소신과 철학을 들어보고 ‘교육대통령’을 만들겠다는 취지와 노력이 훌륭하다.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대통령’이라 함은 ‘국가백년대계’의 참뜻을 알고,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깊은 관심을 기울이며, 국가 정책에서 교육문제 해결을 최우선시하는 그런 대통령을 말한다. 그러고 보면 이번 대선주자 간담회에서 주자들이 하는 말로는 모두가 훌륭한 ‘교육대통령’ 감이다. 공약대로라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교육대통령이 다스리는 ‘교육 파라다이스’가 될 듯하다.
그러나 누가 대통령이 돼도 현 정부보다는 나을 테지만 제발 교육 ‘공약(空約)’만 남발하고 휘발유처럼 증발하는 일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대선 주자 시절에는 훌륭한 ‘핑크빛 교육공약’을 내걸고, 교육대통령을 자임하면서 교육재정 국내 총생산 6% 확보를 장담했던 분이다. 국민적 교육기대까지는 아니었더라도 교육을 염려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걸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교육도 줄여 공교육을 살리고, 특기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입시지옥에서의 해방도 공약했던 이 정부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교육현장을 어떻게 만들어 놓았는가. 한국 교육의 역사와 현실을 도외시한 무모한 실험만 하다가 교육을 개혁하기는커녕 오히려 공교육을 더욱 피폐화시키고 교단을 혼란에 빠뜨렸다. 교육대통령은 고사하고 멀쩡한 나라를 ‘사교육공화국’으로 만든 불명예스런 장본인이 되었다.
그간 역대 대통령들이 말로만 교육을 ‘백년지대계’라 하면서 실제로는 교육경시 정책을 펴왔지만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이 전 시장의 지적대로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실에 아파트 담당만 있지 교육 담당은 없다”는 것이 현 대통령의 ‘경제논리가 교육논리를 앞서는’ 교육적 시야임을 말해준다.
우리의 ‘소박한’ 바람은 제발 교육공약은 많이 쏟아놓지 않아도 좋으니 작더라도 내건 교육정책이 조령모개되지 않고, 만천하에 천명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차기 정권의 대통령이 될 대선주자들에게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래서 “교육은 교육논리, 정치는 정치논리, 경제는 경제논리에 입각해야 하는데 너무 한 논리가 다른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한 이명박 전 시장에게도, “현 정부는 교육을 교육논리로 풀지 않은 데 원죄가 있고, 교육현장의 현실을 외면하고 교원 등 교육공동체가 동참하지 않는 교육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다시 한 번 한국교총의 교육발전 노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교육정책간담회 릴레이가 부디 훌륭한 ‘교육대통령’ 탄생을 위한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