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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우리 교육 문제, 진정 논술일까?

최근 논술이 항간에 떠도는 빅뉴스로 자리잡고 있다. 논술이 서울에 소재한 몇몇 대학에서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지만, 그것이 과연 전체 대학의 몇 퍼센트를 차지할까? 사실 지금 각 대학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 낼 생각보다는 고등학생들을 더 공부시켜서 우수한 인재를 만들어야 한다는 선입감을 내 비추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대학에 입학하는 데 논술이 중요하게 취급되어 우수한 인재를 선별하겠다는 취지는 오히려 사교육을 더욱 부채질하여 공교육을 무산시키겠다는 의도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논술 강조는 대학 교육에서 더욱 강화를

기존의 고등학교에서 논술을 가르칠 수 있는 체제가 갖추어져 있지도 않고 또 그렇게 할 교육과정도 아니다. 소위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논술을 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곧 대학 교육의 허실을 고등학교에 떠맡기는 꼴만 된다. 대학에서는 얼마든지 논술을 강조할 수 있다. 대학에서는 기본적인 논술을 강의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논술의 기초를 다지지 못하는 학생부터 학점을 받을 수 없는 바른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고등학교에서 백번 논술을 강조하면 무엇하나 전국 대학의 30%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에서만 논술을 강조할 뿐 그 외 대학은 논술 시험을 보지도 않고 아예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편파적인 맞춤식 교육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학생과 선생님만이 곤욕을 치룰 뿐이다. 학생은 학원으로 치닫고 교사는 논술에 대한 개별지도를 하기에 교사 간에 서로 떠넘기는 보이지 않는 양상이 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합 논술이라는 것도 어느 한 교사가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다양한 교사가 자신이 맡은 전공 분야만 강의를 하다 보니 학생의 입장에서는 논술에 대한 체계적인 강의를 받을 수 없어 오히려 혼란스러워 할 뿐이다. 어디에다가 강의의 초점을 두어야 할 지. 어떻게 논술을 대비시켜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각 학교는 학교대로 대책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있고, 학생은 학생대로 학교에 대한 신뢰성을 잃고 학원으로 달려가는 아이러니를 창도하고 있는 상황만 만들고 있다.

논술을 강조하려는 대학의 본모습은 어디에 있을까? 왜 고등학교에서 논술 교육을 강조하고 있을까? 대학수능시험을 문제은행식으로 전환하여 사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바로 잡아갈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시점에서 일부 대학은 오히려 사교육 시장을 확대시켜 고등학교에 더욱 짊을 떠맡기는 것은. 다시 말해서 대학 당국이 교육에 박차를 가해 대학생들이 고등학생 절반만큼이라도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논술시험은 대학교육의 질보다 사교육을 조장한다

논술이 사교육을 더욱 조장하게 된다는 것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논술이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오랜 세월을 두고 글을 쓴다고 하여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월등하게 바뀌는 것도 아니다. 글이란 자신의 얼굴이요, 체험이요, 지식의 그림자다. 그러기에 대학에서 논술을 강조해서 우수한 고등학생을 배출시켜 나가기보다는 대학에서 글을 제대로 쓸 수 없는 학생들을 바로잡지 않고 이것을 고등학교로 밀어붙이려는 교수들의 무사안일주의 자세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진정 논술을 통해 학생을 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구조가 바른 지. 아니면 문제은행식 문항을 만들어 대수능을 자격시험 형태로 만들어 놓고, 학생이 대학을 선택해서 입학하되 대학에서 혹독하게 공부를 하여야만 학생다운 학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른 지. 현 시점에서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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