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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교가 술렁거린다

 해마다 연말이면 어느 집단이고 겪는 일이지만 이번만은 유독 교직 사회에 인사에 관해 말이 많다. 교육부에서 교원에 대한 인사규정을 대폭 수정하여 그야말로 혁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장 교사들의 생활 리듬을 바꾸는 듯 하다. 농어촌 지역에서 근무하여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더 받아야 하는 나이든 교사들은 이제는 농어촌에 소재한 학교에 근무하지 않아도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되어 다시 시내로 들어가려고 한다. 교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는 요즘, 직업 인간으로서의 교사 모습과 자연의 모습으로서 교사를 견주어 보게 한다.

교직 사회의 승진 회오리는 교단의 젊음화 열풍 환상

교직 사회가 노후화 되었다고 하여 혁명에 가까운 인사 태풍을 통해 쇄신의 열풍을 교육부에서는 일으키려고 하고 있다. 현장 교사들의 걱정은 젊음의 피 수혈에 있음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나이든 노교사들의 마음은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나이가 많은 교사가 이 시대의 교단에 조응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고는 하지만, 이들을 위해 교직 사회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으려는 교육부의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신세대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신형 교구재가 젊은 교사들을 돋보이게 만들고 구세대들은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조차도 도외시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얻기 위해서 농어촌 학교에 전보내신을 내었지만 갑자기 다가온 새로운 시행령의 개정으로 인해 승진에 있어 노교사들에게 불리하게 되자 다시 시내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마치 철새의 이동과 같이 느껴져 뒷맛이 왠지 씁쓸하기만 하다.

사람은 태어나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면서 직업을 갖게 된다. 그 많고 많은 직업 유형 중에서 교직이라는 한 영역을 지켜가면서 자신의 삶의 발판을 다져나가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그런 생활인의 과정을 새로운 각도로 바꾸어 보려고 하는 교육부의 안간힘이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에게는 많은 심적 부담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승진을 위해 여태껏 쌓아둔 점수는 어느 새 사라지고 자신의 위상이 추락되고 있음을 감지한 교사는 한숨을 쉬며 교단을 지켜가고 있다. 어느 직장인들 계층 없는 곳이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교사는 교사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타인을 위하는 봉사정신이 그래도 타 직종에 비해 많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승진은 그 집단의 질서를 지켜가는 수단이고, 질서는 곧 자아의 내면의 질서를 받아들이게 하여 자신이 설 수 있는 위치를 정립하게 된다.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최고의 위치는 지식의 덩어리를 상황의 변화에 따라 흐름에 따라 조응시킬 수 있고, 또 시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만들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승진을 위해서 존재하는 노교사가 된다면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푸른 교사라는 의미는 퇴색되고 말 것이다.

교사도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지만,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그 길을 찾아 노력하는 것은 좋으나, 지나친 자신의 실리에 따라 움직이는 교사가 된다면 시대에 부합되는 분명한 교사는 될 수 없는 것이다. 동시에 교육부도 지나친 노교사에 대한 기피 현상을 벗어나 노교사의 젊음화를 부추길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젊은 교사라고 해서 자라나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학생들로부터 존경받는 것은 아니다. 교단의 젊음화도 좋지만 노교사의 노하우를 살리지 못하는 절름발이 교육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교사의 승진에는 경험과 연구가 우선시되어야

한국 교직 사회에 교사들의 우수한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선 듯 “이것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 아닌가 싶다. 교직 사회는 늘 연구하는 풍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몇 년 가르치고 나면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고 하여 책상 앞에 앉아 바둑이나 두고, 인터넷이나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교사가 된다면 학생으로부터 학부모로부터 동료 교사로부터 우수한 교사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세상은 돌고 돌아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인간이 인간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틀은 고정되어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교육이라는 전철을 밟고 굴러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미래를 밝히는 교육자들의 터전도 내년에도 항상 둥근 해와 같이 밝게 빛나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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