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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방학, 어떻게 보내야하나?

자녀들이 학교에 다닐 적엔 모르고 지냈지만, 막상 방학을 하여 집안에 있게 되는 날부터 부모님들, 특히 어머니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다른 아이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우리 아이는 방학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다른 아이들에게 다른 아이들에게 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등의 걱정이 앞설 것이다.

그렇다. 방학 동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방학이 끝난 다음에는 상당히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자녀들이 매년 맞는 방학을 어떻게 잘 보내느냐에 관심을 가지고 잘 활용을 한다면 뜻밖에 큰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평소 학교에 다니는 동안이어서 잘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벌써 30년이 훨씬 넘는 지난날의 이야기를 하나 할까 한다. 당시에 2학년을 담임하고 있던 나는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이번 방학에는 자기가 잘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고, 통지표에 적힌 성적을 보고 자기가 더 공부해야할 과목 하나를 정해서 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면, 방학이 끝난 다음에 그 과목에서는 제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에요.”하고 일러주었다.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는데,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글자를 잘 못 읽어서 날마다 나머지 공부를 하면서도 글자를 해득하지 못하던 아이가 책을 읽겠다고 손을 번쩍 드는 것이 아닌가?

“그래 정종현, 정말 읽을 수 있겠니?”

너무 놀라운 일을 보고 먼저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예.”

목소리도 우렁차게 자신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는가? 나는 주저하지 않고 종현이에게 책을 읽도록 지명 해주었다. 벌떡 일어선 종현이는 자신 있게 낭랑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 나가는 것이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학급의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진심에서 우러난 박수를 쳐주었다. 너무 신기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종현이는 국어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게 되었고, 책을 읽는 것은 거의 매일 한 번씩 지명을 받게 되었다.
방학 동안에 한 과목만을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책을 못 읽던 종현이는 완전히 <부진아>라는 탈을 벗어나게 된 것이었다.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을 하기까지 12년 동안 두 번의 방학이 있으니, 24번의 방학을 맞게 된다. 만약 이 어린이처럼 한 번의 방학에 한 과목씩만 열심히 공부를 하여서 이렇게 익혀 간다면 얼마나 큰 효과가 있겠는가?

공부란 이렇게 교과 공부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취미 활동, 특기 기르기 등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 가지만이라도 열심히 해서 나름대로 무엇인가 얻는 그런 방학이 된다는 얼마나 멋진 방학이 되겠는가?

이미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지금부터라도 한 가지 <과제>일을 정해서 열심히 해보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령 예를 들어서 몸도 약하고 줄넘기를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이번 방학 동안에 줄넘기를 완전히 익혀서 100번을 그치지 않고 할 수 있도록 하자.’하고 정하고, 매일 규칙적으로 줄넘기를 실천 해보게 하여서 한 가지라도 익히게 해준다면 체육시간에 줄넘기를 못해서 친구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방학에는 자기 자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주 작은 것이라도 한 가지를 이렇게 익히게 해주고 나면 다음 방학부터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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