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해 년을 맞이하여 신년 시무식 겸 새로운 출발을 위한 도약으로 1월 2일 1박 2일 코스로 강원도 태백산을 전교직원이 등반하기로 하였다. 가는 길에 단종 유배지와 용연석굴도 거쳤다. 과거 역사의 아픔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깊은 교훈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단종의 슬픈 애사는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백야의 아름다움으로 묻혀가고, 용연석굴에서 본 종유석의 뽐냄은 속세의 모든 것을 잊게 했다. 저녁에는 직원 간에 펼쳐진 민속 윷놀이가 쌓였던 스트레스를 다 해소하는 듯 했고, 다음 날 태백산을 등반하면서 느끼는 눈꽃의 매력은 지나가는 이들에게 눈웃음을 펼쳐내게 했으며, 추위에서도 꼿꼿한 절개를 지켜가는 노송의 강인함은 지나가는 등반객에게 굳셈이 진정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듯 했다.
동계연수는 산상수훈이었다
바이블에서 말하는 산상수훈은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면, 강화고 교직원이 태백산을 등반한 산상수훈은 계해년에 새로운 희망의 메시아를 만나기 위한 출발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 같았다. 발에는 아이젠을 채우고, 머리에는 방한모를 쓰고, 가슴에는 두꺼운 털옷으로 무장했지만,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태백산 정상에서 느끼는 눈보라의 매서운 짜릿함은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었다. 아픔을, 쓰라림을, 추움을, 참고 내려가는 도중에 단종비각 앞에서 막걸이 한 잔을 비각 앞에 놓고 교장 선생님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다른 교직원은 뒤에 서서 묵념을 드리는 순간은 고인과의 대화를 위한 순간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등반을 오랜만에 한 결과 눈길을 빨리 내려가지 못한 동료를 데리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교직원 사회도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동정하고 그리고 같은 동반자로서의 마음가짐이 더 필요한 것을 느끼게 한 것 같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파렴치한 인간의 모습이 단종의 유배지에서 우리가 연상해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싶었다. 역사는 항상 경험을 하지 못한 후손에게 그 경험을 미리 전해주는 것이기에 역사는 선구자로서의 길이 된다. 살아있는 지행합일의 정신을 그대로 실천해 보여주는 자연의 섭리는 누구에게나 스승과 같은 존재요, 본보기가 아닌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 시간이 지나간 뒤에 남아있는 변함없는 유구한 역사의 모습은 자연만이 오늘의 우리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이다.
태백산 등반을 마치고 내려와 마시는 음료수 같은 한모금의 “황진이” 약주는 마치 황진이가 벽계수를 유혹하는 듯 했고, 땀 흘린 뒤에 먹는 점심은 진수성찬처럼 푸짐하게 느껴졌다. 출발할 때는 태백산에 왜 가나하고 생각도 했지만, 일정을 마치고 느끼는 그 쾌적함은 새해에 할 일을 모두 마친 것처럼 가뿐했다. 이처럼 교직원 연수가 구성원 모두에게 두고두고 할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갈 때 그 연수는 교직원에게 단합된 힘을 주어 새해의 학교 업무를 추진해 가는 데 뜻 깊은 화합의 장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많고 많은 연수를 다녀왔지만 그래도 이번의 연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으로 자리잡는 것 같다.
연수는 다양한 변화를 모색해야
이번의 교직원 연수가 강화고 교직원에게 봄에 피어나는 새싹과 같은 부드러움을 심어주어 변화의 길을 찾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졌다. 해마다 느끼는 연수지만 그래도 이번 연수가 구성원에게 따분함을 주지 않았다는 것과 구성원 모두에게 겨울꽃처럼 밝은 희망을 주었다는 것은 관리자와 일을 추진한 주무 부서에 감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계기로 내년에도 관리자의 밝은 혜안을 받들어 주무부서는 교직원 모두에게 기쁨과 만족으로 가득하게 되는 변화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을 믿으면서 새해에도 강고 교직원과 강고를 지켜보는 모든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